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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알라딘 Open API 제공 도서 정보
1998년, 밴쿠버의 한 남자가 요가 수업에 갔다가 화가 났다. 자신이 입고 있던 면 소재 운동복이 땀에 젖어 축 늘어지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서핑복과 스노보드복을 만들던 사람이었다. "왜 요가복은 이렇게 부실할까." 그 질문 하나가, 낮에는 디자인 스튜디오였다가 밤에는 요가원으로 바뀌는 작은 상점 하나를 낳았다.
그 상점의 이름은 lululemon.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 이름은 몇 년 지나지 않아 전 세계 여성들의 신발장이 아니라 다리를 점령했다. 레깅스 한 장에 십만 원이 넘는 가격을 매기고도 없어서 못 팔았고, 광고 한 번 내보내지 않고도 나스닥에 상장했다. 그리고 이 브랜드는 스포츠웨어 산업이 한 번도 진지하게 묻지 않았던 질문을 세상에 던졌다. 운동복은, 그리고 운동은, 원래 여자를 위한 것이었던 적이 있었나.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운동복 브랜드 이야기에 왜 눈물이 날까.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룰루레몬의 역사를 취재하며 여러 번 그랬다. 이 브랜드는 신발 이야기도, 유니폼 이야기도 아니다. 레깅스 이야기다. 그런데 그 레깅스 한 장을 둘러싼 서사 안에는, 이 시리즈에서 다뤄온 어떤 브랜드보다도 노골적으로 '여자의 몸'이라는 주제가 걸려 있다.
이 시리즈의 열 번째 권이 될 리복 편에서 이런 문장을 썼다. "에어로빅은 여자들이 처음으로 스포츠웨어 산업의 매출 1위를 만든 사건이었다." 1980년대, 리복은 여자들이 헬스장에서 뛰기 시작하자 나이키를 제치고 세계 1위 신발 회사가 됐다. 그런데 그 승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스포츠웨어 산업은 다시 남자들의 경기장, 남자들의 트랙, 남자들의 코트로 중심을 옮겨갔다.
그리고 2000년, 밴쿠버의 작은 상점 하나가 다시 물었다. 여자들은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답은 헬스장 에어로빅복이 아니라 요가 매트였다. 룰루레몬은 그 질문 하나로 시작해서, 20여 년 만에 애슬레저라는 새로운 옷장 카테고리를 통째로 만들어냈다. 지금 전 세계 여성들이 출근길에, 마트에, 심지어 결혼식 하객으로 레깅스 비슷한 옷을 입고 나서는 것도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든 이 회사의 유산이다.
물론 이 브랜드는 완벽하지 않다. 오히려 이 시리즈의 어떤 브랜드보다 더 크게, 더 공개적으로 넘어졌다. 창업자가 방송에 나와 여자들의 몸을 두고 실언을 했고, 그 대가로 회사를 떠나야 했다. 그런데 그 사건 이후 이 회사가 걸어온 길이 흥미롭다. 실언을 지우려 하지 않고, 자기 제품을 입는 진짜 여자들의 몸과 목소리를 브랜드의 중심에 놓기 시작한 것이다. 앰배서더라는 이름으로, 커뮤니티라는 이름으로.
이 박물관의 일곱 번째 전시실에 들어서며,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잠시 당신의 옷장을 떠올려보라. 레깅스 한 장, 혹은 그와 비슷한 무언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 옷이 지금의 형태로 존재하게 된 데에는, 이 이야기가 있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차례
Prologue 박물관에 들어서며
작가 소개 · 이 책을 읽는 방법
— 기원 —
Chapter 01 밴쿠버, 1998 — 스노보드를 팔던 남자, 요가를 만나다
Chapter 02 칩 윌슨이라는 사람 — 반골, 서퍼, 그리고 세일즈맨
Chapter 03 낮의 스튜디오, 밤의 요가원 — 킷실라노의 작은 실험
Chapter 04 이름 짓기 — L이 세 개 있는 이름의 비밀
Chapter 05 루온 — 면을 버리자 몸에 붙는 옷이 됐다
Chapter 06 2000년, 웨스트 4번가 — 첫 매장의 문이 열리다
Interlude I 요가는 어떻게 라이프스타일이 되었나
Chapter 07 광고를 안 하는 회사 — 앰배서더라는 발명품
Chapter 08 2007년, 나스닥 — 요가팬츠 회사가 상장되다
— 성장 —
Chapter 09 애슬레저 — 레깅스를 입고 출근하는 여자들
Chapter 10 시스루 팬츠 사태, 2013 — 품질이 무너진 봄
Chapter 11 "어떤 여성의 몸은" — 창업자의 말, 창업자의 퇴장
Chapter 12 로랑 포드뱅 — 두 번째 스캔들과 5년의 공백
Chapter 13 얼라인, 2015 — 10억 달러짜리 레깅스 한 장
Chapter 14 국경을 넘다 — 영국, 호주, 그리고 아시아
Chapter 15 남자도 입는다 — 멘즈웨어와 신발로의 확장
Interlude II 씨위즈 — 마라톤이 된 브랜드
— 유산 —
Chapter 16 세포라에서 온 남자 — 캘빈 맥도날드의 7년
Chapter 17 미러, 2020 — 5억 달러의 도박과 실패
Chapter 18 "도둑을 잡지 마라" — 2023년, 정책이 불러온 논쟁
Chapter 19 청담동의 룰루레몬 — 한국이라는 시장
Chapter 20 알로 요가와 부오리 — 제국을 노리는 도전자들
Chapter 21 2025~2026년 — 주가는 흔들리고, CEO는 떠난다
Chapter 22 매장이라는 무대 — 스토어가 요가 스튜디오가 될 때
Chapter 23 리복에서 룰루레몬까지 — 여자의 몸이 두 번 시장을 바꾼 이야기
Chapter 24 다음 매트 — 새 CEO 없이 맞는 미래
Epilogue 매트 위에서, 다시
Appendix 연표 / 인물사전 / 용어노트 / 브랜드 비교
저자의 말 · 이을라이프 미니 박물관 시리즈 안내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부가기호 05690: 독자 대상 교양 · 발행 형태 전자출판물 · 내용 분류 예술.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 부가기호 뜻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안내 기준
이을라이프에서 2026-09-15에 출간했습니다. ISBN 9791122058123.
백경민 (지은이)입니다. 자세한 저자 소개는 출판사(이을라이프) 제공 자료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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