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은 맞았다』는 2026-11-10 출간 예정입니다. 출간되면 서점 판매 링크와 함께 이메일로 한 번 알려드립니다.
흰 탁상용 계산기 한 대. 오래 써서 등호 버튼만 닳아 있다. 25년을 함께 산 두 사람이 식탁에 마주 앉아 그 계산기로 가진 것을 반으로 나누는 데는 한나절이 걸리지 않았다. 닳은 등호가 딸깍 소리를 냈다. 셈은 맞았다. 틀린 데는 없었다. 그런데 셈이 끝난 식탁 위에 나누어지지 않은 것들이 남았다. 운전을 싫어하던 아내가 달라고 한 은색 차, 장모가 해마다 6월이면 날짜를 적어 담가 온 매실청, 한 번도 고맙다고 하지 않은 사람과 한 번도 이유를 묻지 않은 사람.
이 책은 한 남자가 그 남은 것들을 하나씩 집어 드는 기록이다. 주인공은 "나"가 아니라 "그"다. 1부 〈한 집〉은 두 사람이 한 지붕 아래서 서로에게 벽이 되어 가던 시간을, 2부 〈바깥〉은 한 사람은 밖으로 나가고 한 사람은 방 안에 남던 시간을, 3부 〈다시〉는 모든 것이 나뉜 뒤의 시간을 따라간다. 같은 해 여름 끝에는 또 하나의 셈이 있었다. 어머니가 남긴 집을 두고 형제들이 마주 앉은 조정실. 반으로 나눈 셈과 여덟으로 나누는 셈이 한 계절 안에 나란히 놓인다.
이 책에서 철학은 장면을 설명하지 않는다. 장면이 철학을 시험한다. 장마다 물음이 하나씩 놓인다. 계산기가 식탁에 올라온다는 것은 무엇인가. "미안해"는 대답인가, 벽인가. 누구의 말이 들리고, 누구의 말이 깎이는가. 가족의 식탁에 정의를 물은 샌델과 오킨, 말이 들리지 않는 부당함에 이름을 붙인 프리커, 수십 년 동안 부부가 다투는 모습을 지켜본 가트맨, 주의를 사랑의 다른 이름으로 본 베유와 머독, 사랑과 희망을 다시 쓴 한병철. 오늘의 철학과 연구를 한 남자의 삶에 대어 보고, 그 이론들에도 없던 결론에 닿는다.
20년 넘게 함께 산 부부의 이혼이 한 분기 전체 이혼의 40퍼센트를 넘어선 해, 혼자 죽어 늦게 발견되는 사람의 절반 넘는 자리를 5060 남성이 채우는 나라. 이 책의 주인공은 그 숫자 한가운데 서 있다. 그러나 책은 조언하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이 흰 셔츠를 분홍으로 물들이고, 밥을 질게 짓고, 처음으로 제 손으로 양말 한 켤레를 고르는 모습을 보여 준다. 셈은 맞았다. 그래도 남는 것이 있다. 그 남은 것들로, 사람은 다시 시작한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정보(출판사 제출)
이혼을 다룬 책은 대개 한쪽의 목소리로 쓰인다. 억울했던 쪽은 억울함을, 떠난 쪽은 떠난 이유를 말한다. 이 책은 다르다. 주인공은 끝까지 아내의 속마음을 단정하지 않는다. 알 수 없는 것은 모르는 채로 두고, 짐작한 자리에는 짐작이라고 적는다. 그리고 장마다 한 번은 칼끝이 반드시 그 자신에게 돌아온다. 조용히 참는 남편이라는 배역이 실은 가장 높은 벽이었다는 것을, 이 책은 변명 없이 받아 적는다.
두 번째 특징은 소설처럼 읽힌다는 것이다. 3인칭으로 서술된 장면들이 기승전결 없이도 한 장씩 다음 장을 끌어당긴다. 지하주차장에서 처음 운전석에 앉은 아내, 방문 앞에서 끝내 묻지 않은 장모, 염하는 방에서 어머니에게 로또 번호를 부탁한 아들. 사유는 장면 뒤에서 조용히 따라온다.
세 번째는 지금의 철학이라는 것이다. 칸트와 헤겔 같은 오래된 이름은 무대를 세우는 데 그치고, 인식적 부정의, 부부 관계 연구, 애도의 지속 유대 이론, 인공지능으로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시대의 윤리까지 오늘의 연구가 한 남자의 부엌과 주차장과 첫 밤의 빈방으로 들어온다. 책 끝의 "생각의 출처"는 더 읽어 가고 싶은 독자를 위한 길잡이다.
책 곳곳에는 수채화 삽화 30점과, 혼자가 된 남자와 턱시도 고양이의 서툰 한 해를 그린 네 칸 만화 10편을 실었다. 무거운 문장 사이에서 숨을 고르는 자리다. 같은 날 같은 저자가 펴낸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 실전 기록》과 함께 읽으면, 한 사람이 같은 계절에 치른 두 개의 셈을 하나는 서류로, 하나는 문장으로 만날 수 있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작가의 말
1부 한 집
1장. 반으로
2장. 묻지 않은 말
3장. 동갑
4장. 미안해와 고마워 사이
5장. 성격이라는 방
2부 바깥
6장. 나가는 사람
7장. 다른 집
8장. 이유들
9장. 증인들
3부 다시
10장. 벽 너머
11장. 내 이름으로
12장. 팔분의 일
13장. 초보자
생각의 출처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부가기호 05800: 독자 대상 교양 · 발행 형태 전자출판물 · 내용 분류 문학.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 부가기호 뜻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안내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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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넷스토리에서 2026-11-10 출간 예정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기준). ISBN 9791122172522.
서제 / 캐비넷스토리. 출간 후 상세 정보가 갱신됩니다.
전자책으로 출간 예정입니다. 정가는 11,000원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기준이며, 별도 판형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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