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길의 독백』는 2026-10-28 출간 예정입니다. 출간되면 서점 판매 링크와 함께 이메일로 한 번 알려드립니다.
홍미숙 시인의 시편들은 화려한 수사나 인위적인 기교를 넘어,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투박하지만 진솔한 삶의 단면들을 따스하고도 정직한 언어로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어머니를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눈물 어린 회한 「나의 어머니」, 그리고 갑작스러운 남편의 투병과 시련 속에서도 가정을 지켜내는 굳건한 연대 「나의 남편 김윤근」는 독자의 가슴을 깊게 울린다. 또한 생명의 위기 앞에서 어미 소와 눈물을 나누는 교감 「산고의 밤」이나, 찰나의 통증을 통해 삶의 속도를 되돌아보는 성찰 「골반 고통」, 낡은 트럭과의 애틋한 이별 「낡은 트럭의 노래」에 이르러서는 평범한 일상이 곧 가장 눈부신 선물임을 깨닫게 된다. 나아가 자연의 영원한 순환과 소멸하는 인간의 운명을 대비시킨 사유 「가로수 길의 독백」, 자식들의 사랑 속에서 인생의 황혼기를 환희로 물들이는 칠순의 감동 「나의 칠순」까지 시인의 시 세계는 삶의 슬픔과 기쁨을 온전히 품어 안는다. 이처럼 홍미숙 시인의 시는 삶의 무거운 무게를 정직하게 견뎌내며 피워낸 소중한 연대의 기록인 것이다. 거칠고 평범한 대지의 삶을 진실한 시적 언어로 승화시킨 시인의 시편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위로와 생명의 온기를 가득 전해주고 있다. - 조선의 (시인, <시꽃피다> 리더)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정보(출판사 제출)
해설
세월이 빚어낸 영혼의 고백록
조 선 의
(시인. 시꽃피다 리더)
1.
돌아보니 참으로 숨 가쁘고 치열한 계절들이었다. 오늘 아침 장대비 속에서 베란다 난간의 빗방울들이 나누는 고요한 박자를 보며, 시인은 가슴속 깊이 묻어둔 해묵은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한다. 이 시집은 그 고요한 두드림이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이룬 세월의 기록이자, 칠십 평생 흘린 땀방울과 눈물이 빚어낸 홍미숙 시인의 영혼의 고백록이다.
홍미숙 시인의 삶 전반부는 거친 대지 위에서 묵묵히 뿌리를 내리는 인내의 시간이었다. 폭염처럼 물러서지 않을 것 같던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계절은 순리대로 흘렀다. 가을장마 속에서 온 가족이 질척이는 논바닥에 뛰어들어 맨손으로 볏단을 묶으며 노동의 정직한 가치를 뼈에 새겼고, 흙 한 줌 없는 마당 틈새에서 피어나 애벌레에게 제 몸을 내어준 상추처럼 누군가의 울타리가 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아낌없이 연소해 왔다.
세월은 흘러 번갯불처럼 빠르게 노년의 문턱으로 이끌었다. 거울 속 늙어가는 자아를 마주하고, 65년 만에 찾아간 고향길은 고속도로로 변해 기억의 이정표마저 지워져 있었다. 육신의 통증과 루푸스라는 진단 앞에 밤새 눈물로 베개를 적시던 큰딸의 효심, 그리고 주께서 허락하신 안전한 그늘 아래 모든 것을 의탁하는 기도를 통해 시인은 메마른 육신 위로 소리 없이 고이는 치유의 은혜를 체험했다.
그 은혜는 말년에 생각지도 못한 ‘황금빛 풍년’을 선물해 주었다. 남편 김윤근 님의 지극한 이해와 헌신 덕분에 손톱 밑 흙먼지 속에 지혜의 씨앗을 심으며 전주로 차를 몰던 늦깎이 대학 생활은 평생 가장 환한 봄날이었다. 영예로운 졸업장과 정읍 고향을 지켜온 열두 명 소꿉동무들과의 푸르던 동행, 칠순 날 감사패를 읽다 목이 메어 울먹이던 자식들의 음성은 시인의 삶을 증명해 주는 찬란한 면류관이다.
남의 허기를 채우려 제 속을 먼저 태우고 순백의 평온으로 식어가는 하얀 연탄재처럼, 마음에 남은 상처들은 이제 인생의 가장 깊고 맛있는 향기로 무르익어가고 있다. 이 시집을 덮는 순간 당신의 삶 위에도 잔잔한 평온과 은혜가 강물처럼 흐르기를 기도한다. 시인의 삶을 주관하시고 향기로운 아름다움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리며, 홍미숙 시인의 앞날에 따스한 문운을 빈다.
2.
시인의 남다른 서정의 건축술이 빛난다.
시를 생각하는 마음과 시처럼 살고자 하는 마음은 메마른 삶에 숨결을 불어넣는 가장 아름다운 태도이다.
시를 생각한다는 것은 일상의 무뎌진 감각을 깨우는 일이다. 매일 마주치는 평범한 풍경 속에서 숨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타인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흘러가는 시간의 소중함을 붙잡으려는 마음이다. 거칠고 빠른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사물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따뜻한 시선이야말로 시를 생각하는 마음의 시작인 것이다.
나아가 시처럼 살고자 하는 마음은 그 깨달음을 삶으로 실천하려는 의지이다. 이는 화려하거나 거창한 삶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삶을 하나의 정성스러운 문장처럼 가꾸어 나가는 과정이다. 말 한마디에 다정함을 담고, 행동 하나에 사려 깊음을 더하며, 삶의 굴곡마저도 하나의 필연적인 운율로 받아들이는 유연함이다. 속도와 효율만을 좇는 세상에서 조금 느리더라도 자신만의 고유한 향기와 리듬을 지키며 살아가는 태도다.
결국 두 마음은 하나로 이어진다. 시를 생각하며 마음의 밭을 일구고, 시처럼 살아가며 그 밭에 아름다운 삶의 열매를 맺는 것이다. 이 마음들이 모일 때 우리의 인생은 비로소 하나의 깊은 시가 된다.
3. 작품 속으로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의 뼈저린 상실감과 사무치는 그리움을 섬세한 언어로 풀어낸,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의 미학이 깊이 배어 있는 서정시 한 편을 마주한다.
풀 향기 싱그러운 오월이 오면
코끝을 시큰하게 파고드는 어머니의 아늑한 젖 내음
마음속 가장 깊은 방에 살고 계신 당신
이제는 목 놓아 불러도 대답이 없고
꿈결에서라도 듣고 싶으나 들을 수 없네
오늘따라 애달프게 차오르는 얼굴에
속수무책으로 가슴이 아려오는데
그 흔한 사진 한 장 남겨두지 못한 회한이여
남겨진 것 하나 없어 더 간절한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을 하염없이 파고드네
희미해진 기억의 안개 속에서도
그 품에 안겨 어리광 부리던
나의 유년만은 이토록 선명하네
그리움이 끝내 눈물이 되어 툭, 떨어질 때
어머니 사진이 없어
당신 얼굴 잊을까 두려웠는데
내 눈물이 흐르는 길목마다
당신의 얼굴이 고여 있네
꽃 한 송이 가슴에 달아드리고 싶어도
어머니의 야윈 세월은
기어이 붙잡지 못한 강물처럼 저만치 흘러가 버렸네
비록 손 내밀어 닿을 수 없는 먼 곳에 계시나
당신은 영원히 내 삶의 가장 따스한 봄날이네
- 「나의 어머니」 전문
‘오월’의 싱그러운 풀 향기와 어머니의 ‘젖 내음’이라는 후각적 심상을 통해, 계절의 생동감과 어머니를 향한 아늑한 기억을 대비시키며 그리움을 극대화한다. “그 흔한 사진 한 장 남겨두지 못한 회한”은 물리적 결핍의 아픔을 보여준다. 그러나 “눈물이 흐르는 길목마다 당신의 얼굴이 고여 있네”라는 구절은 슬픔의 산물인 눈물을 통해 오히려 어머니의 형상이 내면에서 더욱 선명하게 되살아나는 역설적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승에 계시지 않지만 어머니가 베풀어 준 사랑이 삶을 지탱하는 근원적 온기임을 깨닫고, “영원히 내 삶의 가장 따스한 봄날”이라 명명하며 깊은 울림 속에 시를 매듭짓는 명작이다.
남편의 시련을 자신의 운명적 과업으로 받아들이는 화자의 숭고한 태도를 통해, 부부의 진정한 연대와 삶을 관통하는 인간의 위대한 끈기를 보여주는 시를 들여다본다.
올여름 남편이 무리한다 싶더니
그만 큰 일이 나고 말았다
쉬지 않고 일하는 남편의 허리에 무리가 가서
디스크가 터지고 말았다
내가 그렇게 조심하라고 했더니
나는 무쇠강철이니 걱정 말라고 큰 소리쳤다
욕심이 과했던 것이다
큰일 났다 발등에 불이 켜졌다
그 힘 좋은 남편이 하는 일이 오롯이 나의 몫이 되었다
한가하게 여가를 즐기며 살던
내가 다 해야 할 상황이다
나는 앞이 캄캄했지만 침착하게 하나하나 해결하며
남편의 병간호를 했다
나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차도가 없었다
큰딸 권유로 인천에 있는 병원으로 옮겼다
남편은 입원한 병원에서 집안 걱정을 많이 했는지
그렇게 좋던 몸 근육이 다 빠져 버렸다
얼굴이 몰라보게 너무 야위었다
평생 쓰러지지 않을 것 같던
커다란 나무가 벼랑 끝에 누워 있었다
나는 지금 두 달 고생하고 있지만
내년 1년은 가료를 해야 남편이 회복된다고 한다
나는 늘 운동하면서 건강을 챙기면서 일한다
어떤 때는 나의 체력이 떨어져 너무 힘들다
잘 참고 이 어려움을 넘겨야 하는데
벌여놓은 우리 집 일이 너무 많다
나는 남편 대신에 이 모든 일을 혼자 해야 한다
내 작은 어깨에 남편의 몫까지
두 배의 계절이 얹혀 지고
걱정이 앞서지만 잘 헤쳐 나갈 것이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다
- 「나의 남편 김윤근」 전문
이 시는 갑작스러운 남편의 투병과 그로 인해 홀로 남겨진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아내의 진솔한 고백을 담은 생활 서정시이다. 위기 속에서 발현되는 강인한 책임감과 일상의 소중함을 담담하고도 묵직한 호흡으로 그려내어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그 힘 좋은 남편이 하는 일이 오롯이 나의 몫이 되었다” 강철 같던 남편의 부재로 인해 삶의 질서가 한순간에 무너진 당혹감과 막막함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현실적인 진술이다. “평생 쓰러지지 않을 것 같던 / 커다란 나무가 벼랑 끝에 누워 있었다” 남편을 거대하고 든든한 ‘나무’에 빗대고, 병마와 싸우는 모습을 ‘벼랑 끝’으로 표현하여 삶의 근간이 흔들리는 거대한 충격과 안타까움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했다. “내 작은 어깨에 남편의 몫까지 두 배의 계절이 얹혀 지고” 육체적·정신적 고단함이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비유“두 배의 계절”로 형상화되어, 홀로 가정을 지탱해야 하는 아내의 묵직한 희생과 인내가 가슴 저리게 전달된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다”는 문장을 보면 고통 속에서 깨달은 삶의 진리가 들어있다. 평온했던 보통의 날들이 얼마나 귀한 선물이었는지를 확인하며 묵묵히 시련을 이겨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마무리된다.
죽음의 참혹한 상실 속에서도 슬픔을 함께 나누고 서로를 보듬는 태도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깊은 인간애의 가치를 가슴 아프게 일깨워주는 시를 통해 생명의 경외를 느끼는 시를 마주한다.
(…상략)
하필 그날은 왜 그랬는지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가로수 길의 독백/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유월의 산책길
풀 위에 누워
나의 어머니
장터 가는 제비 가족
채송화
위대한 자연의 질서
비와 자연
오일장 구경
백발의 정안수
고향의 문지방을 넘는 바람
어린 시절 단짝
달리는 버스 안의 풍경
나의 남편 김윤근
어젯밤 도깨비가 부린 요술
산고의 밤
마당 위의 콩콩콩 댄스
제2부
백련사 백일홍
하얀 접시꽃
농자천하지대본
막내 올케
이마에 박힌 그림자
남원으로 가는 보슬비 왈츠
불의 흉터, 아버지의 얼굴
축사에서 맞이한 기적
가엾은 상추
호피무늬 강아지
나의 위로자, 나의 주님
연탄의 시간
철쭉의 위로
나의 육체가 힘들 때
골반 고통
육십오 년 만의 학교 가는 길
제3부
처마 밑에 제비집
낡은 트럭의 노래
자식도 몰라보는 어미
오빠와 마지막 이별
가로수 길의 독백
엄마의 등불
그리운 오빠
바람의 위로
겸손은 나를 낮춘다
나의 칠순
폭염
빗방울 음악회
계절의 거울
남일 초·중·고등학교
담배밭의 기억과 푸른 소망
노란 옥수수의 시간
제4부
즐거운 대학생활
고향 친구들
아픔의 고통 이겨내고
잊지 못할 졸업여행
가마솥과 된장의 시간
밭머리의 기도
볏단과 노동의 가치
흘러간 세월의 거울
버스 안의 사탕 한 알
엄마의 과거와 딸의 현재
장마
단풍의 경고
번개 같은 봄
우리 셋째딸
해설
세월이 빚어낸 영혼의 고백록/ 조선의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부가기호 03810: 독자 대상 교양 · 발행 형태 단행본 · 내용 분류 문학.
분량·판형: 160쪽 · 판형 125*200.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 부가기호 뜻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안내 기준
아직 서점 판매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판매가 확인되면 이 자리에 구매 버튼이 생깁니다. 위의 출간 알림을 신청하시면 출간일에 서점 링크를 메일로 보내 드립니다.
(도서출판)시와사람에서 2026-10-28 출간 예정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기준). ISBN 9788956658742.
홍미숙 / (도서출판)시와사람. 출간 후 상세 정보가 갱신됩니다.
종이책으로 출간 예정입니다. 분량은 160쪽입니다. 정가는 12,000원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기준이며, 별도 판형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문학과 인접예술의 상호 텍스트성 (2026-10-23)
흔들리는 것들의 거처 (2026-10-23)
동백꽃 그늘아래서 우리는 (2026-10-17)
사람 꽃을 품고 싶네 (2026-10-09)
청춘 필담 인터뷰집 숨표 · 2026-10-27
엄마가 떠나자 엄마가 많아졌다 먼곳프레스 · 2026-10-27
의미주의자 심연 · 2026-10-27
테 아라로아, 나에게로 그림나무 · 2026-10-27
이 책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에 출간예정으로 등록된 도서입니다. 서점 등재 전 단계의 공식 서지 정보이며, 출간 후 소개·표지 등 상세 정보가 자동으로 갱신됩니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유통지원시스템 (매일 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