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 퀴어 크리스천 - 성소수자 X 개신교인 구술집(개정증보판)』는 2026-10-22 출간 예정입니다. 출간되면 서점 판매 링크와 함께 이메일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이 책은 용기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준 구술자 11명과, 소중한 마음으로 그 이야기를 한 자 한 자 받아 적어 내려간 저자 8명의 마음으로 빚어졌다. 혐오세력의 입을 통해 함부로 뭉뚱그려지곤 하는 ‘동성애자’들의 삶은 저마다 모두 다르다. 퀴어 크리스천은 입체적이다. 이제 막을 올린다. 퀴어 크리스천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정성껏 깁고 더해진 이야기에는 관객이 필요하다. 여기 비어 있는 관객석이 당신의 자리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정보(출판사 제출)
한국 교회는 여전히 둑을 쌓느라 열심이다. 둑을 쌓는 일은 손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교회는 둑을 쌓기 위해 사람들을 모으고, 소리를 지른다. 모인 손들이 서로를 붙잡고 방파제를 짓느라 교회는 늘 소란이다. 이들이 이토록 소란을 피우는 이유는 단순하다. ‘거룩한 방파제’를 구축하여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동성애자들’을 막아내기 위해서다. 이들이 ‘동성애 쓰나미’를 막고 지켜내는 자리는 무려 ‘한국’이고, 시간이 갈수록 외연이 커져 결국엔 ‘하나님 나라’가 된다. 이들은 ‘하나님 나라’에 혹여나 몰려올 동성애 쓰나미를 막기 위해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어린이에게 군복을 입혀 비장하게 거리에 나선다. 이들은 거룩한 방파제를 쌓음으로써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자신의 이웃을 손수 골라낸다.
‘거룩한 방파제’의 구호는 끊임없이 재정비된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전도를 못 하고 소신 있는 목사가 잡혀간다고 주장한다. 대중매체에 동성애가 나오면 아이들이 동성애자가 된다고 불안을 자극한다. 아이들에게 ‘동성애 척결’이 새겨진 군복을 입힌다.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고, 유튜브에는 ‘탈동성애 간증’을 올린다. 그동안 대항 운동 역시 함께 변모해 왔다. 차별금지법에 관한 가짜 뉴스를 바로잡고, 문자주의적 성서 해석을 비평하며, 반동성애 운동에 얽힌 이해관계를 비판했다. 페미니즘과 퀴어 이론을 설명하며 “동성애자도 사람이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사실 큐앤에이는 어디서부터 비웃어야할지 모르겠어서 우선 우하하 크게 웃었다. 그들이 말하는 ‘거룩’이란 무엇인가. ‘동성애’는 왜 쓰나미가 되었는가. 굳이 꼬치꼬치 따지지 않아도 우스웠다. 큐앤에이는 그들의 결의를 비웃고, 그 언어를 빼앗아 오고 싶었다. “동성애 쓰나미가 몰려온다면 예수는 그 물결 위에서 서핑을 타고 계시지 않을까!” 함께 웃자고 사람들을 불러 모았고, 그 과정에서 통쾌함과 위로, 연결감을 느꼈다. 그런데 이제 그 쓰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활동을 계속하다 보니 우리도 종종 ‘잘 먹힐 만한 이야기’를 되풀이하거나 ‘중요한 사건’에만 주목하곤 했음을 깨달았다. 저들이 하도 ‘동성애자들’이라 부르는 바람에 우리 입에도 그 단어가 스며든 것은 아닐까. 개신교 퀴어사에서 진정 ‘중요한’ 사건이란 무엇인가? 개신교 퀴어 운동이 말하는 ‘퀴어’는 반동성애 그룹이 규정하는 ‘퀴어’와 정말 다른가? 혹시 우리도 ‘퀴어 크리스천=피해자’라는 단순한 도식을 강화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거대한 방파제 앞에서 우리 역시 또 다른 거대한 담론만을 말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우리의 수사와 방법을 스스로 성찰하고 싶었다.
끝내 트러블 속에서도 끝내 교회에 남아있는 행위자, 퀴어 크리스천들을 만나고 싶었다. 큐앤에이가 그 창구가 되었으면 했다. 함부로 뭉뚱그려지는 '동성애자'는 다들 너무 다르다. 퀴어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이 운동에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빠르게 잘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이 사실을 잊게 한다. 퀴어 크리스천의 위치는 입체적이다. 우리 주변에 이를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그것을 잊는다. 퀴어 크리스천의 위치성은 다층적이고 입체적이다. 이번 책은 그 입체성을 잊지 않고 세상과 나누기 위한 작업이다. 오랜 시간 미디어와 대항 운동 모두 ‘거룩한 방파제’에만 시선을 빼앗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방파제 아래에도 물은 흐른다. 이 책은 그 흐르는 물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우리는 퀴어 크리스천이 직접 말할 수 있는 무대를 세우기로 했다. 거룩한 둑을 쌓는 손만큼 많지는 않을지라도, 그보다 더 깊은 사랑을 담아 무대를 지었다. 구술기록을 남기고자 8명의 퀴어/앨라이 크리스천이 으로 모여 수개월간 구술생애사를 스터디했다. 구술사의 정의와 방식은 분과학문, 패러다임, 인식론에 따라 상이하지만, 한국에서 구술사는 단순히 자료를 채록하는 작업을 넘어 ‘밑으로부터의 역사’를 기록하는 의미를 지닌다. 인류학자 윤택림의 정의처럼, 구술사란 “구술자가 면담자 앞에서 기억을 통해 과거의 경험을 현재로 불러오는 작업”이다.
우리는 특히 그 ‘과정’에 집중했다. 반동성애 서사나 개신교 인권 운동에서 주로 ‘대상’이 되었던 퀴어 크리스천을 ‘서술의 주체’로 세우고자 했다. 개신교 퀴어 운동은 그 특성상 앨라이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경향이 있다. 퀴어와 앨라이를 엄격히 구분하는 일의 필요성은 차치하더라도, 퀴어 크리스천이 늘 운동의 ‘대상’으로만 고정될 때 퀴어 크리스천의 경험에 있을 수 있는 틈새에서의 실천들이 가려진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일’에 집중했다.
이들의 경험에 귀 기울이고 이를 재검토함으로써, 차별과 혐오가 구성되는 방식을 확인하고자 했다. 앨리슨 재거(Allison Jaggar)에 따르면, 퀴어 크리스천이 느끼는 ‘무법자(outlaw) 감정’은 기존 공동체의 지배적 가치와 규범에 대항하는 하위문화를 형성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예컨대 퀴어 크리스천이 경험하는 ‘남다른 감정’은 기존 퀴어 커뮤니티가 간과했던 성별 정체성/성적 지향과 종교의 교차성을 성찰할 계기를 제공한다.
이처럼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것은 페미니즘과 퀴어 연구의 오랜 전통이다. 그러나 동시에 퀴어/페미니즘 연구는 경험이 고정된 진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역사학자 조안 스콧(Joan W. Scott)에 따르면, 경험은 그 자체로 절대적인 증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화’되어야 한다. 즉 구술자의 경험이 “이미 하나의 해석인 동시에 다시 해석되어야 할 대상” 임을 인지해야 한다. 즉, 그 경험이 어떤 담론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었는지를 읽어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구술자들의 경험이 이미 일차적으로 해석된 것이며, 동시에 새로이 해석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리하여 11명의 목소리를 8명의 기록자가 들었고, 옮겨 적었다. 구술자의 말씨를 그대로 살린 글이 있는가 하면, 기록자 자신의 경험을 함께 녹여낸 글도 있다. 편집의 결도 저마다 다르다. 우리는 이들의 경험을 완전한 ‘객관성’으로 포장하려 하지 않았다. 편집의 과정 자체가 이미 기록자의 의도와 해석임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모든 챕터에는 에필로그가 덧붙여진다. 기록을 맡은 8명 역시 퀴어, 앨라이, 평신도, 목회자 등 각기 다른 위치에 서 있다. 이 책은 구술을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듣고 적는’ 행위 자체를 또 하나의 구술사로 생각한다. 경청과 기록의 과정이야말로 개신교 내에 존재하는 건널 수 없는 경계를 넘나드는 실마리가 되리라는 다소 희망찬 기대를 품어본다.
이 책에 등장하는 구술자는 모두 실존 인물이다. 그들의 삶과 정체성은 저마다 다채롭다. 누군가는 퀴어 크리스천이고, 누군가는 앨라이 크리스천이며, 누군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정체성을 정의하는 방식 또한 제각각이다. 그 다름이 독자들에게도 선명하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당사자들이 당위적으로 해야 하는 말이 아니라, 진정 ‘하고 싶은 말’을 하길 바랐다. 자신의 자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입에 익지 않은 관념적 언어를 빌려 쓰지 않고,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고유하게 담아내기를 원했다. 그 공간에 거대 담론의 시선으로는 결코 찾아낼 수 없던 어떤 틈새가 존재하리라 믿었다.
이 책은 용기 있게 삶을 내어준 11명의 구술자와, 그 목소리를 소중히 보듬어 적어낸 8명 저자의 마음으로 빚어졌다.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 나선 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누군가가 필요한 이들에게, 그리고 퀴어 크리스천을 이해하고 관계 맺고자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가닿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연극의 4요소는 배우, 희곡, 무대, 그리고 관객이라고 한다.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삶을 살아내며 서사를 축적해 가는 배우가 있고, 그들의 삶이 담긴 희곡이 있으며, 우리가 함께 호흡하는 시공간이라는 무대가 있다. 이제 이 이야기에는 관객이 필요하다. 전혀 객관적이지 않을 이야기를 들으며 커튼콜을 기다려줄 사람. 막이 내린 후 배우가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등장할 때 기꺼이 박수를 보낼 사람. 혹여 박수를 치지 않더라도 ‘이곳에 존재했음’을 기억해 줄 사람. 당신이 이 이야기의 관객이 되어주기를 청한다.
커튼이 올라간다. 비어있는 의자에 앉으라. 당신의 자리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프롤로그
일러두기
#01 여기, 뜨거운 퀴어 크리스천 있어요 (요한X미동)
#02 은밀하게 남다른 아무튼, 리더 (은아X소리꽃)
#03 독실하게 사랑해온 사람 (샬롬X이슬하)
#04 무지개가 뜨는 방향으로 기웃 기웃 (엄기봉X이동환)
#05 지옥은 자기 발로 가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지니X다은)
#06 종혁은 그래서 (그래서(이종혁)X이해(폴짝))
#07 지울수록 선명해지는_산희의 이야기 (산희X노랑조아)
#08 믿음에 의심을 균형추 삼아 스스로를 살리다 (완두콩X다른)
#09 안녕하세요, 저는 트랜스젠더 FTM, 비건, 정신장애인 그리스도인 왈왈입니다 (왈왈X서다은)
#10 괜찮아, 다 사랑이야 (옌X이해(폴짝))
#11 P 이야기 (박폴리(P)X소리꽃)
에필로그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부가기호 03230: 독자 대상 교양 · 발행 형태 단행본 · 내용 분류 종교.
분량·판형: 328쪽 · 판형 120*180.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 부가기호 뜻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안내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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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QNA에서 2026-10-22 출간 예정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기준). ISBN 9791198802361.
미동;저자 : 소리꽃;저자 : 이슬하;저자 : 이동환;저자 : 서다은;저자 : 이해(폴짝);저자 : 노랑조아;저자 : 다른; / 도서출판 QNA. 출간 후 상세 정보가 갱신됩니다.
종이책으로 출간 예정입니다. 분량은 328쪽입니다. 정가는 18,500원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기준이며, 별도 판형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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