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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지피티와 노트북 아이엠이 글을 쓰고 논문을 대필해 주는 시대이다. 세세하고 친절하게 AI에 명령어만 입력하면 깔끔하고, 매끈하게 논문 형식에 맞는 글을 자판기처럼 찍어내는 세상이다. 여기에 실린 나의 글, 자기 이론은 거칠고 아날로그로 만들어진 논문들이다. 내가 학문을 한 것은 현실 사회에서 실천하기 위함이다. 특히 자기 이론을 만들어 내는 논문을 작성하면서 ‘거짓 없이 자기 생각과 논리를 풀어놓는 것’은 사회변혁을 실천하고, 일상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최소한으로 인용 없이 글을 쓰는 과정은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은 이러한 고통과 번민의 시간을 담은 논문집이다.
논문 혹은 이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기 이론으로서 글을 쓰는 실험들은 크게 보면, 비판이론이 붕괴한 이후에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하는 이런 고민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21세기 초입부에 등장한 자기 이론은 직접적이고 자기 인식적인 방법으로 이론 및 철학과 자기 고백을 통합하려는 글쓰기 작업을 지칭한다. 자기 이론은 굉장히 ‘여러 가지 장르를 횡단하며, 얘기할 수 있다’라는 특징이 있다. ‘이론과 철학 사이에서 경험적인 것과 신체화된 것 사이에서 움직임’, ‘이론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지’, ‘누가 이론가이기를 자처하는지’ 물음은 필자가 지지하는 교차성 페미니즘의 질문과 닮아있다.
글쓰기로서 자기 이론 실천은 60년대 이후, 특히 개념적이고 수행적인 방식으로 페미니즘 안에 나타났다. 페미니스트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페미니스트 철학자들은 자기 이론적인 장소에서 작업을 해왔다. 기존 남성 중심의 이론을 사용하는 방식은 나를 비롯한 동성애자 페미니스트, 소수자들한테는 너무 억압적임을 자각하게 했다. 나는 이들과 함께 자기 나름의 다른 방식으로 글쓰기를 소화하려고 시도했다. 그 결과물이 이 책이다.
일방적이지 않고, 도식화되지 않은 자기 이론적 글쓰기가 ‘타자를 위한 글쓰기가 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실 말하기 기술’이다. 푸코는 「자기 배려 기술」에서 수행과 실천의 방법으로서 ‘솔직한 글쓰기’를 이야기한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한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기 위해서이다. ‘다르게 사는 자기’라는 것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연결되어서 서로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런 선한 영향력을 위해, 이 책에 실리는 논문은 다른 사람, 다른 세계, 다른 삶을 만드는 최소 단위로서 ‘최소 인용의 솔직한 글쓰기 계기점’이 될 것이다.
이 책은 ‘필자의 관심 키워드, 국가 ·진보· 평등 · 페미니즘 ·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틀어 쓰기’를 실천한 것이다. 여기에 실린 글은 학술지에 투고하기 직전, 세미나에서 발표한 후, 재구성하여 수정한, 벌거벗은 글이다. 1편, 「다문화 · 자본주의· 여성」이 학회지에 싣고, 묶은 글쓰기라면, 2편 「평등·진보·페미니즘」은 나만의 관심사를 차별화된 글쓰기 방식으로 즉, 자기 이론으로 준비한 논문이다. 이 책에는 여성을 둘러싼 페미니스트들의 노력 그리고 2024년 12·3 사태를 기점으로 냉철한 사회 비판을 중심으로 쓰였다. 국가를 둘러싼, 저출산 해소 도구로서 여성의 몸, 가속화되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오인된 협소한 정체성, 평등의 몰락과 위기, 혐오와 극단이 조장하는 파시즘적 징후 등의 개념이 만들어 낸 현실 문제를 살펴본다. 이상사회를 꿈꾸지는 않지만, 늘 머리와 가슴에 있는 ‘불교적 가르침이 현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이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함께 담겨 있다.
각 장을 살펴보면, 1장 <산아제한에서 출산 장려까지: 국가 권력은 어떻게 여성의 몸을 통제해 왔는가>. 이 연구는 국가 주도의 출산 정책이 근대적 효율성 논리에 기반하여 여성의 몸을 도구화해 온 과정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그 대안으로서 여성의 주체성 회복을 제안한다. 정부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국가 근대화와 경제 성장을 위해 여성의 출산력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가족계획사업을 시행하였으며, 이는 여성의 몸을 산업화의 도구로 활용한 것이다. 반면 2000년대 이후에는 노동력 감소와 인구 위기 담론을 내세워 출산 장려 정책으로 급격히 전환하였으나, 이 역시 여성을 ‘노동력 재생산’의 수단으로 간주하는 도구적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의 개입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일으켰다. 첫째, 사회 구조적 접근은 경제적 효율성과 가족주의 논리를 우선하여 재생산의 주체인 여성의 욕구와 현실을 소외시켰다. 둘째, 최근의 문화적 접근조차 여성주의 시각을 단편적으로 수용하여 ‘혼자만 하는 육아’나 전통적인 성역할을 공고히 하는 방식으로 여성을 대상화하고 있다. 셋째, 여성의 성(sexuality)을 모성에만 종속시킴으로써 여성의 성적 자율성과 몸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침해했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기존의 출산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근본 원인이 여성의 관점에서 재생산 문제를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임을 밝힌다. 따라서 진정한 인구 문제의 해법은 국가의 필요에 따라 여성의 몸을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성을 성적 주체이자 행위자(agent)로 인정하고 여성 재생산의 자유와 몸에 대한 주체적 결정권을 회복하는 정책적 전환에 있음을 강조한다.
2장은 그간의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비판과 성찰 그리고 회고를 담았다. <한국 진보 여성운동의 이념적 전개와 기층 여성의 주체성:1980년대 이후 시기별 분석을 중심으로>, 이 연구는 1980년대부터 2015년까지의 한국 여성운동을 네 시기로 구분하여, 시기별 주요 의제와 주체, 그리고 국가와의 관계를 분석한다. 연구자가 정의하는 여성운동에서의 ‘진보’란 단순한 이념 실현을 넘어, 자본주의 체제 내외에서 여성 개개인의 구체적인 삶의 문제를 담아내고 소수자의 존엄과 권리를 보호하는 실천적 과정을 의미한다.
1980년대(1980~1987): 여성운동이 민족민주 운동의 부분 운동으로서 성립되었으며, 활동가 중심으로 사회구조의 변혁을 지향했으나 기층 여성들의 폭넓은 참여를 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지형 형성기(1987~1997): 87년 민주화 이후 여성 고유의 문제들이 환경, 성애, 문화 등 일상적인 영역으로 다양화되었으며, 여성 주체 또한 확대되었다. 제도화 및 보수화기(1997~2004): IMF 경제위기와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여성운동은 국가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제도화와 성주류화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성운동이 국가정책에 포섭되어 보수화되고, 정규직 중심의 복지혜택으로 인해 기층 여성들의 소외가 나타났음을 지적한다. 국가 주도기(2005~현재):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여성정책이 ‘일·가족 양립’과 보육 중심으로 수렴되면서, 여성이 능동적 주체가 아닌 ‘보호 대상’으로 인식되고 가부장적 성역할이 강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현재의 여성운동이 운동의 역동성과 저항성을 상실한 채 ‘위로부터의 정책 중심 운동’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여성 주체(기층여성)들의 일상적 요구를 담아내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으로의 전환과 여성 개개인의 주체성이 회복되는 진보적 여성운동의 재구성을 제안한다.
3장은 한국 사회, 뿌리 깊은 남녀 불평등과 혐오 갈등 해소를 위한 자원을 초기 불교에서 살펴보았다. <초기 불교 여성관의 재조명:성별 갈등 해소의 자원으로서의 가치와 활용>이 연구는 한국 사회의 주요 담론으로 부상한 성별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기 불교의 인간 해방과 평등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성평등주의적 관점에서 갈등 해소의 자원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의 주요 결과 및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불교 내에서 여성의 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대표적인 교리인 ‘여인오장설(女人五障設)’과 ‘여인불성불설(女人不成佛設)’은 붓다의 본래 의도라기보다 당시 인도 사회에 팽배했던 가부장적 여성관이 반영된 것이며, 초기 불교 경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내용임을 확인하였다. 초기 불교의 성별 갈등 해소 자원으로 첫째, 여성의 주체성 회복이다. 초기 불교에서 재가 여성은 단순히 가정 내 돌봄 노동의 희생적 존재가 아니라, 지혜의 완성자, 계율 수호자, 나아가 국가 경영자로까지 그 역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정보(출판사 제출)
목 차
제1장. 산아제한에서 출산 장려까지: 국가 권력은 어떻게 여성의 몸을 통제해 왔는가? 1
1. 들어가며 1
2. 여성주의 재생산 담론 3
3. 여성의 출산 억제 혹은 출산 장려 6
4. 나가며 15
참고문헌 18
제2장. 한국 진보 여성운동의 이념적 전개와 기층 여성의 주체성: 1980년대 이후 시기별 분석을 중심으로 19
1. 머리말 19
2. 연구 대상과 방법 20
3.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의 문제 제기 22
4. 여성운동의 성립⋅변화⋅평가 25
5. 여성운동의 과제 40
참고문헌 42
제3장. 초기 불교 여성관의 재조명: 성별 갈등 해소의 자원으로서의 가치와 활용 43
1. 성별 갈등과 불교 43
2. 선행 연구 및 연구 방법 47
3. 초기 불교에 나타난 여성관 50
4. 결론: 초기 불교에서 재해석된 성평등적 요소 활용하기 63
참고문헌 66
제4장. ‘고뇌하는 의식’과 연대의 정치: 로자 룩셈부르크의 페미니스트 의식 재조명 69
1. 문제 제기 69
2. 여성주의 가치와 여성운동 70
3. 사회주의 노동운동과 룩셈부르크 76
4. 룩셈부르크 페미니즘 의식의 평가 79
5. 나가며 83
참고문헌 85
제5장. 노동자가 주체가 되는 변혁적 정치를 위하여: 하딩의 입장론과 연대의 가능성 87
1. 들어가며 87
2. 산드라 하딩의 강한 입장론과 노동자 계급성 88
3. 보편 노동자 정치가 만든 ‘계급성 결여’의 노동자 운동의 문제 (의회주의/패권주의) 94
4. 노동자 계급성을 반영한 노동자 정치 101
참고문헌 104
제6장. 서구 정체성 정치의 모순과 이주자의 권리 107
1. 들어가며 108
2. ‘보편적 정체성’ 정치에 대한 몇 개의 논의 110
3. 선별하는 기준의 모순 121
4. 보편을 가장한 정체성 정치 124
5. 나가며 126
참고문헌 128
제7장. 신자유주의적 정체성 정치와 평등의 축소: 한국 ‘급진 페미니즘’ 담론을 중심으로 129
1. 들어가며 129
2. 페미니즘과 신자유주의 정치의 구조 : 이론적 고찰 132
3. 파이라는 착각이 낳은 결과 138
4. 실질적 평등을 위한 대안 모색하기 : 밀라노 여성 공동체 살펴보기 145
5. 나가며 : 사회계약 파기하기 150
참고문헌 152
제8장. 신자유주의와 극우의 병리적결합: 삼독(三毒)의 관점에서 본 12·3 사태 분석 155
1. 문제 제기 155
2. 이론적 틀 156
3. 삼독(三毒)과 신자유주의 158
4. 극단을 넘어서기 위한 자원 180
참고문헌 181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부가기호 95330: 독자 대상 전문 · 발행 형태 전자출판물 · 내용 분류 사회과학.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 부가기호 뜻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안내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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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희 / (도서출판)책과세계. 출간 후 상세 정보가 갱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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