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 링크는 제휴 링크이며, 구매 시 북버스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와 나란히 20세기 전반 미국 문학의 세 봉우리로 꼽혀온 소설, 너새니얼 웨스트의 『미스 론리하츠』가 오랜 절판 끝에 다시 독자를 찾는다. 대공황기 뉴욕, 한 신문사의 남자 기자가 '미스 론리하츠'라는 여자 이름을 달고 인생 상담 칼럼을 맡는다. 편집국 사람들에게 그 자리는 발행 부수를 늘리기 위한 우스갯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매일 서른 통씩 책상에 쌓이는 편지들―코 없이 태어난 열여섯 소녀, 열두 해 동안 일곱 아이를 낳고 또 임신한 여자, 지붕 위에서 봉변을 당한 귀먹고 말 못 하는 동생을 둔 소년―은 농담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진짜였다. 그리하여 농담을 만들어내는 사람이었던 그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이 그 농담의 희생자임을 깨닫는다.
주인공에게는 이름이 없다. 그를 부르는 것은 오직 여자 이름의 필명뿐이다. 그가 붙들 수 있는 유일한 구원은 그리스도이지만, 하필 그리스도야말로 상사 쉬라이크가 가장 즐겨 써먹는 농담거리다. 쉬라이크는 흙으로의 귀농, 남태평양, 쾌락주의, 예술, 자살, 마약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도피처를 하나하나 열거하며 그 전부를 조롱해 무너뜨린다. 위로가 직업인 남자에게서 위로가 사라져갈 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웨스트는 이 질문을 단 백여 쪽의 압축된 문장 안에서 밀어붙인다. 폭력적일 만큼 선명한 이미지, 웃다가 목이 메는 블랙 유머, 그리고 성경과 만화가 뒤섞인 듯한 기이한 문체로.
놀라운 것은 이 서늘한 이야기가 결코 냉소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웨스트는 편지를 보내온 사람들을 한 번도 우스개의 재료로 다루지 않는다. 그들의 문법이 무너진 문장, 맞춤법이 틀린 호소야말로 이 소설에서 가장 진실한 대목이다. 서른일곱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이 작가는 생전에 거의 무명이었고, 초판 당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이 책을 지루하고 지저분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뒤 해럴드 블룸은 이 작품을 두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현대 미국 소설"이라 불렀고, 플래너리 오코너는 포크너와 나란히 이 책을 곁에 두었다.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도 큰 영향을 준 책 중 하나로 꼽았다. 잊혔다가 되찾아지기를 되풀이한 소설의 얼굴은, 그 자체로 미스 론리하츠의 얼굴을 닮았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 20세기 전반 미국 문학의 세 봉우리 ― 『위대한 개츠비』,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 그리고 『미스 론리하츠』
■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현대 미국 소설" ― 해럴드 블룸
■ 나는 너새니얼 웨스트의 『미스 론리하츠』를 열렬히 읽었다. 이런 위대한 작가들이 없었다면 나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위로를 파는 남자에게서 위로가 사라질 때
"그는 지금까지 독자들에게 많은 돌을 주어왔다.
사실, 너무 많은 돌을 주어서 이제 돌은 단 하나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 돌은 그의 내장 속에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본문 중)
소설은 한 장의 마분지에서 시작된다. 거기에는 상사 쉬라이크가 장난삼아 인쇄해둔 기도문이 적혀 있다. "미스 론리하츠의 영혼이여, 나를 영광스럽게 해주소서." 성 이냐시오의 기도문을 그대로 비틀어놓은 이 문장은, 이 소설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한 줄로 요약한다. 성스러운 것과 값싼 것, 구원과 판매 부수, 기도와 농담이 같은 문장 안에서 뒤엉킨다.
뉴욕 『포스트-디스패치』의 인생 상담 칼럼니스트 '미스 론리하츠'는 침례교 목사의 아들이다. 그의 책상에는 매일 서른 통이 넘는 편지가 쌓인다. 웨스트는 조급하고 절박한 이들 특유의 서툴기 짝이 없는 문장을 그대로 소설 안에 옮겨놓는다. 실제로 작가는 신문사 친구를 통해 진짜 상담 편지들을 읽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이 편지들은 소설 속에서 가장 서툴면서 동시에 가장 정직한 언어가 된다. 주인공을 무너뜨리는 것은 어떤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바로 이 서툰 문장들의 무게다.
위로가 직업인 사람은 어디서 위로를 얻는가. 그가 붙들 수 있는 답은 그리스도 하나뿐이지만, 하필 그리스도야말로 쉬라이크가 가장 좋아하는 농담이다. 편집장 쉬라이크는 흙으로의 귀농, 남태평양, 쾌락주의, 예술, 자살, 마약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상상해온 모든 도피처를 화려한 수사로 하나씩 늘어놓고, 그 전부를 남김없이 웃음거리로 만들어버린다. 그는 아무것도 반박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것을 값싸 보이게 만든다. 20세기 문학이 만들어낸 가장 잔인한 조연 가운데 하나가 여기 있다.
농담을 만드는 기계, 그 농담의 희생자
"그 내용은 서로 비슷해서, 마치 가운데에 별 모양이 새겨진, 고통의 밀가루로 찍어낸 과자 같았다." (본문 중)
『미스 론리하츠』가 대공황기 소설이면서도 낡지 않는 이유는, 웨스트가 겨눈 과녁이 가난 그 자체가 아니라 가난을 소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타인의 고통은 상품이 되고, 상담은 판촉 행사가 되며, 진심은 발행 부수로 환산된다. 술집에 모인 기자들은 저마다 재담을 늘어놓지만 그들은 "농담을 만들어내는 기계"에 지나지 않는다. 단추 기계가 단추를 찍어내듯, 죽음이든 사랑이든 신이든 무엇을 집어넣어도 결과물은 똑같은 농담이다. 타인의 불행이 콘텐츠가 되는 오늘의 풍경 위에 이 90여 년 전의 문장들은 불편할 만큼 정확히 겹쳐진다. H. 오든은 이 작가의 이름을 딴 '웨스트의 병'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자기 자신이기를 끝내 거부하는 병, 소망과 진짜 욕망을 구별하지 못하는 병. 미스 론리하츠 역시 그 병을 앓는다. 그는 성인이 되고자 하지만 겸손을 갖지 못했고, 사랑을 설교하면서 노인의 팔을 비틀고 여자의 얼굴을 때린다. 웨스트는 주인공에게 어떤 면죄부도 주지 않는다. 이 냉정함이야말로 이 소설을 감상적인 구원담과 갈라놓는 지점이다.
돌과 꽃 ― 잔인함 곁에 놓인 서정
"몇몇 초록의 잎새가 이 피폐해진 땅을 뚫고 나오려면 7월의 잔인함이 있어야 했다."
(본문 중)
그러나 이 소설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은 냉소가 아니라 문장이다. 웨스트의 문장은 짧고 건조하지만, 그 사이사이 예고 없이 서정이 튀어나온다. 죽은 사물들로 가득한 세계, 등이 부러진 연처럼 하늘을 도는 신문지 한 장, 바다처럼 부풀어 오르는 여자의 몸, 그리고 술집 카운터 앞에서 문득 되살아나는 어린 여동생의 춤―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정사각형이 장방형이 되고 다시 동그라미가 되는 그 춤. 옮긴이가 이 작품의 유일한 등불이라 짚어낸 이 장면들은, 절망의 한복판에 놓인 짧고 환한 구멍처럼 빛난다.
뉴욕의 유대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작가의 본명은 네이선 웨인스틴이다. 호텔 야간 지배인으로 일하며 소설을 썼고, 할리우드에서 B급 영화 각본을 쓰다가, 1940년 12월 멕시코 수렵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내와 함께 교통사고로 즉사했다. 서른일곱, 절친했던 스콧 피츠제럴드가 세상을 뜬 바로 다음 날이었다. 남긴 소설은 네 편이 전부였고, 그는 거의 무명이었다.
그의 부활은 느리게 왔다. 1946년 프랑스의 한 번역가가 이 소설에 매료되어 옮긴 것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1950년대 초 영국에서 드라마로 방영되며 화제를 모았다. 그 우회로를 거쳐 마침내 본국 미국이 그를 다시 발견했다. 1933년 "지루하고 지저분한 책"이라 잘라 말했던 미국의 신문들은, 반세기 뒤 이 소설을 자국 문학의 정전 목록 맨 앞자리에 올려두게 된다.
세계인의 초상, 그리고 다시 만나는 한국어
"인간…… 난 인간을 사랑하는 놈이야. 가슴이 깨어져버린 저 불쌍한 자들을 사랑해……."
(본문 중)
이번 판본에는 옮긴이의 오랜 독해가 함께 실린다. 옮긴이는 이 작품을 M16 소총처럼 낱낱이 분해해 보인 뒤, 질서와 무질서, 언어와 지혜, 고통과 구원, 섹스와 폭력이라는 네 개의 주제가 장마다 자리를 바꾸어가며 회전하는 구조를 짚어낸다. 나아가 이 소설이 왜 한국 독자에게 더 가까울 수 있는지를 이렇게 말한다. 개츠비는 아무리 읽어도 어쩔 수 없이 미국인이지만, 미스 론리하츠가 겪는 고통과 구원의 문제는 어느 한 미국인의 것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나 발견되는 보편의 것이라고. 그리하여 미스 론리하츠의 얼굴은 곧 세계인의 초상이 된다.
년에 나와 오래 절판되어 있던 번역은 이번 복간에 맞춰 옮긴이가 처음부터 다시 손보았고, 편집부의 전면 교정을 거쳐 문장의 결을 다듬었다. 원문의 건조한 리듬과 갑작스러운 서정, 그 낙차를 그대로 옮기는 데 공을 들였다. 개정판 옮긴이의 말에는 스물다섯 해 만에 이 작품을 다시 읽은 소회가 담겼다. 그는 이 소설을 박수근의 캔버스에 점점이 번지는 검은 배경에, 그리고 이탄 향이 짙은 위스키에 빗댄다. 어두운 그림이 왜 환한 감동을 주는가. 씁쓸한 술에서 왜 단맛이 나는가. 정반대의 것을 함께 보여주기 때문이다.
웨스트는 어둠에 대해서만 말하고 빛에 대해서는 끝내 침묵한다. 그 빛을 찾아내는 일은 이제 독자의 몫으로 남는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미스 론리하츠, 도와주세요, 나를 도와주세요
미스 론리하츠와 무표정
미스 론리하츠와 어린 양
미스 론리하츠와 얼어붙은 혀
미스 론리하츠와 깨끗한 노인
미스 론리하츠와 쉬라이크 부인
현장 실습을 나간 미스 론리하츠
끔찍한 수렁에 빠진 미스 론리하츠
시골에 간 미스 론리하츠
미스 론리하츠, 돌아오다
미스 론리하츠와 절름발이
미스 론리하츠, 도일의 집을 방문하다
미스 론리하츠, 파티에 참석하다
미스 론리하츠와 파티용 드레스
미스 론리하츠, 종교적인 체험을 하다
초판 옮긴이의 말
개정판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부가기호 04800: 독자 대상 교양 · 발행 형태 전집·총서·다권본·시리즈 · 내용 분류 문학.
분량·판형: 164쪽 · 판형 125*190.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 부가기호 뜻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안내 기준
대공황기 뉴욕, 한 신문사의 남자 기자가 '미스 론리하츠'라는 여자 이름을 달고 인생 상담 칼럼을 맡는다. 편집국 사람들에게 그 자리는 발행 부수를 늘리기 위한 우스갯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매일 서른 통씩 책상에 쌓이는 편지들은 하나같이 진짜였다. 그리하여 농담을 만들어내는 사람이었던 그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이 그 농담의 희생자임을 깨닫는다. (너새니얼 웨스트 (지은이), 이종인 (옮긴이), 빛소굴 펴냄)
빛소굴에서 2026-09-28에 출간했습니다. ISBN 9791193635711.
너새니얼 웨스트 (지은이), 이종인 (옮긴이)입니다. 자세한 저자 소개는 출판사(빛소굴) 제공 자료를 참고하세요.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ISBN 9791193635711으로 검색하면 정확한 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정가는 12,000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