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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펴내며
- 이 글을 만나 준 모든 독자에게
제주의 바람은 한 자리에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봄에는 새순을 흔들어 깨우고, 여름에는 뜨거운 볕을 식히며, 가을에는 열매의 향을 실어 나르고, 겨울에는 뿌리 깊은 침묵을 어루만집니다. 그 바람이 제 감귤나무 아래 한 편의 산문시로 내려앉기까지, 저는 그저 나무 곁에서 조용히 귀를 기울였을 뿐입니다.
이 책은 거창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새벽 이슬을 털며 전지가위를 드는 손끝의 감각, 한여름 풋귤이 익어 가는 기다림의 시간, 한라봉 하나를 위해 또 다른 하나를 놓아 주는 적과의 마음, 그리고 칼바람 속에서도 제자리를 지키는 감귤나무의 고요함. 그런 소소하고도 눈부신 하루의 결들을 정성껏 엮었습니다.
감귤 농사를 지으며 저는 배웠습니다. 비움은 결코 끝이 아니라, 새 생명이 움트는 눈부신 시작이라는 것을. 가지를 잘라 내는 일은 나무를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온전히 볕을 품게 하는 지혜로운 결단이라는 것을. 그리고 실패란 우리를 더 깊은 사람으로 키워 주는 시간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우뚝 서야 할 때는 한라산처럼 견디고, 흘러야 할 때는 바다처럼 굽이치는 것. 자연이 제게 알려 준 삶의 자세입니다.
이 책의 어느 한 문장이라도 독자님의 하루에 머물러, 다시 걸어갈 힘이 되어 드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겠습니다.
-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먼저 사랑하는 가족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밭에서 살아가는 남편의 등을 말없이 바라보며 함께 계절을 견뎌 준 아내, 언제나 든든한 그늘이 되어 준 가족들, 그리고 밭 언저리에서 저의 하루를 지켜 준 반려동물 봄이와 오구, 세라마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도 조용히 이 책을 올려 드립니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흙과 바람, 그리고 삶을 대하는 그 성실함이 오늘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함께 글을 쓰며 사계절을 걸어와 준 〈상상력을 현실로, 함께 쓰는 글벗 연구회〉 회원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홀로 쓰는 글은 외롭지만, 함께 쓰는 글은 서로의 등불이 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시선이 제 글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원고를 한 권의 아름다운 책으로 여물게 해 주신 〈행복한 하루 출판사〉와 배근휘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가의 마음을 헤아려 문장 하나하나를 어루만져 주신 정성 덕분에, 감귤나무 아래에서 길어 올린 저의 산문시가 독자님의 손끝까지 무사히 닿을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이 책을 펼쳐 주신 독자님께 가장 큰 고마움을 드립니다. 책은 쓰는 이의 것이 아니라, 읽는 이의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행복은 인연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피워 내는 가장 아름다운 꽃입니다. 이 책이 독자님의 마음에 어여쁜 작은 귤꽃 한 송이로 피어나기를, 그 향기가 오래도록 남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귤빛 바람이 스며드는 어느 날 제주 서귀포 효돈, 감귤노리터에서
김 민 호 드림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정보(출판사 제출)
서평
- 가지를 자르면 볕이 듭니다
원고의 첫 장을 넘겼을 때 먼저 다가온 것은 문장이 아니라 소리였다. 사각사각 톱질 소리, 또각또각 가위 소리. 김민호 작가의 『사계절 3』은 그 소리에서 시작해 잘려 나간 자리로 볕이 스며드는 장면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책의 모든 이야기는 결국 그 한 장면의 변주다.
작가는 봄의 감귤밭에서 앙상해진 가지를 바라보며 “비움이란 결코 끝이 아닌, 새 생명이 움트는 눈부신 시작”이라 적었다. 가을 「한라봉 적과 작업」에서는 잘 자란 열매 하나를 남기려 작고 여린 열매 하나를 조심스레 내려놓으며 “하나를 내려놓는 것은 하나를 잃는 일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남겨 두는 일”이라 말한다. 여름 「탈출」에서는 돌담 너머로 사라진 닭을 끝내 쫓지 않고 움켜쥐려던 미련을 귤나무 아래 조용히 내려놓았다. 자르고, 놓아주고, 비워 내는 일이 이 책에서는 상실이 아니라 기술이다. 사계절을 몸으로 겪어 낸 농부만이 익힐 수 있는 기술이다.
비움만 말했다면 이 책은 서늘했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비운 자리에 무엇이 들어차는지를 더 오래 바라본다. 호스를 들고 나무마다 “목마르지?” 하고 묻는 「물당번」의 마음, 설탕 속에서 조용히 향기를 바꾸어 가는 「풋귤청의 기다림」, 흙 묻은 발치로 달려와 조건 없이 반겨 주는 손바닥만 한 세라마. 잘라 낸 자리로 들어오는 것은 결국 볕이고, 그 볕의 다른 이름은 사랑이다. 「사랑하는 여보」와 「평범한 하루」에 이르면 그 볕은 가장 가까운 사람을 향한다. 아내에게 “고마워” 한마디 건네는 일이 왜 이토록 쑥스러운지 고백하는 대목에서, 이 원고가 꾸미지 않는 글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겨울에 이르러 작가는 마침내 마음밭의 주인이 된다. “스쳐 가는 것은 바람의 일, 돌아오는 것은 가지의 몫.” 흔들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흔들림을 지나보내는 자리에 서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도달한 곳이다. 「루엘리아 꽃처럼」은 그 단단함을 하루치의 환함으로 풀어낸다. 눈부신 삶은 먼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 이 자리에 있다고.
이 원고의 가장 큰 미덕은 정직함이다. “달아부러마씨!” 하고 터져 나오는 제주의 흥과 「그리운 아버지」의 말없는 뒷모습이 한 권 안에 나란히 놓일 수 있는 것은, 작가의 언어가 흙에서 바로 길어 올린 언어이기 때문이다. 유행을 따르지 않은 문장은 유행이 지나도 낡지 않는다. 이 책은 십 년 뒤에도 읽힐 것이다.
김민호 작가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작가는 스스로의 문장을 아직 여물지 않은 풋귤에 비유했지만, 교육을 지도한 눈으로 보태자면 이 원고는 이미 충분히 향기를 품었다. 독자에게는 하루에 한 편, 지친 저녁에 아무 데나 펼쳐 한 장만 이라도 읽기를 권한다. 그러면 제주 효돈의 바람 한 줄기가 하루 속으로 들어와, 움켜쥐고 있던 무언가를 슬며시 놓게 해 줄 것이다. 그 자리로 볕이 들 것이다.
상상력을 현실로, 함께 쓰는 글벗 연구회
지도 배 근 휘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목차
이 책을 펴내며 (머리말) / 10
- 이 글을 만나 준 모든 독자에게
서평 / 14
- 삶을 향해 건네는 따뜻한 손짓
봄 / 19
- 감귤 전지전정, 새 생명의 시작 / 20
- 작은 봄 / 22
- 감귤노리터 봄날 이야기 / 24
- 가나다라마바사아 / 25
- 그리운 아버지 / 26
- 하얀 목련 그늘 쉼표 / 28
- 성장 / 29
- 네잎클로버 / 30
여름 / 33
- 탈출 / 34
- 자연 그대로, 감귤나무처럼 / 36
- 물당번 / 38
- 가장 아름다운 증거 / 40
- 수박 북소리 / 42
- 풋귤청의 기다림 / 44
- 감물들이기 / 46
- 옥돔 생선죽 가시죽 / 48
- 거위 오구와 오리 삼형제 / 50
- 두 번의 설렘 / 52
- 해갈비 / 54
- 조건 없는 사랑 / 56
가을 / 59
- 내 안의 나 / 60
- 사랑하는 여보 / 62
- 꿈이 있다는 것은 / 64
- 소중한 사람 / 65
- 들꽃 사랑 / 66
- 행복의 독 / 68
- 인연과 행복 / 70
- 평범한 하루 / 72
- 한라봉 적과 작업 / 74
- 예쁘지 않아도 괜찮아 / 76
- 작은 감귤 쉼표가 되어 / 78
- 귤땅 행복땅 / 80
- 감귤노리터 / 81
- 나눔 미소 / 82
- 감귤처럼 익어 가는 마음 / 84
- 가을의 향기 / 85
겨울 / 87
- 감귤나무처럼 / 88
- 루엘리아 꽃처럼 / 89
- 행복의 조건 / 90
사계절 너머(자유시) / 93
- 긍정 단톡방과 모터 / 94
- 내일은 오늘보다 달다 / 95
다시, 흙 앞에서 (맺음말) / 98
- 끝까지 읽어 주신 독자님께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부가기호 03810: 독자 대상 교양 · 발행 형태 단행본 · 내용 분류 문학.
분량·판형: 100쪽 · 판형 127*203.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 부가기호 뜻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안내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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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하루 홈페이지 ↗ happyday2022.com
행복한 하루에서 2026-09-30 출간 예정으로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에 출간예정으로 등록됐던 도서입니다. 실제 출간·판매 여부는 서점에서 ISBN 9791192819174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민호;기획자 : 상상력을 현실로, 함께 쓰는 글벗 연구회;편집자 : 배근휘; / 행복한 하루. 출간 후 상세 정보가 갱신됩니다.
종이책으로 출간 예정입니다. 분량은 100쪽입니다. 정가는 15,000원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기준이며, 별도 판형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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