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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이미지와 인간의 내면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삶의 의미와 존재의 변화를 탐색하는 시집이다. 봄의 연둣빛 바람과 꽃, 계절의 순환을 매개로 얼어붙은 마음이 다시 열리고 상처와 그리움을 내면에 수용하면서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인간의 정신적 과정을 섬세하게 형상화한다.
출처: 알라딘 Open API 제공 도서 정보
한준혁 시인은 시를 “평범한 하루를 살아낸 마음이 조용히 피워 올리는 꽃”이라고 말한다. 이 한 문장은 『너를 만나면 무지개가 뜬다』의 시적 세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시인의 시에서 자연은 인간의 삶과 감정을 비추는 매개이며, 사유를 드러내는 시적 언어로 표현된다.
특히 시인이 말한 “익숙한 풍경과 소박한 일상 속에서 시를 만났다”는 고백처럼 이 시집은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하루에서 삶의 본질을 발견한다. 상처와 상실, 그리움과 견딤의 시간 또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그 안에서 다시 살아갈 의미와 희망을 발견한다.
『너를 만나면 무지개가 뜬다』는 자연을 노래하면서 사람을 이야기하고 일상을 통해 삶의 깊이를 발견하는 시집이라 할 수 있다.
한준혁 시인이 바라는 것처럼 이 시집은 독자의 마음에 “작은 쉼표 하나, 따뜻한 위로 한 줄, 그리고 다시 걸어갈 용기 한 줌”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시인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의 지나온 삶의 자리마다 조용히 무지개로 피어날 것이다.
― 이지선(시인) 해설 중에서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한준혁 시인의 『너를 만나면 무지개가 뜬다』
무지개 그 고운 빛깔, 시가 되다
이지선
*
한준혁 시인의 『너를 만나면 무지개가 뜬다』는 자연의 이미지와 인간의 내면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삶의 의미와 존재의 변화를 탐색하는 시집이다. 봄의 연둣빛 바람과 꽃, 계절의 순환을 매개로 시인은 얼어붙은 마음이 다시 열리고 상처와 그리움을 내면에 수용하면서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인간의 정신적 과정을 섬세하게 형상화한다.
이 시집에서 ‘무지개’는 어둠과 상실의 시간을 통과한 존재가 마침내 발견하는 희망과 회복의 표상으로 존재한다. 이 작품은 이렇게 삶을 새로운 의미로 재구성함으로써 다시 살아갈 힘과 내면의 빛을 발견해 가는 인간의 존재론적 여정을 보여준다.
1. 어둠을 통과한 존재가 다시 빛을 믿는 방식
『너를 만나면 무지개가 뜬다』의 제1부 「봄이 오는 길」에서 봄은 하나의 계절이면서 동시에 삶이 다시 시작되는 방식이다. 제1부를 관통하는 핵심어는 봄·빛·물·꽃·바람과 같은 자연물이지만, 그것들은 단순한 자연의 풍경보다 하나의 철학적 의미망을 형성한다.
무엇보다 이 시편들의 중요한 특징은 자연의 능동적 존재감에 있다. 전통적인 서정시에서 자연은 흔히 화자의 정서를 반영하는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들에서 자연은 인간에게 삶을 가르치는 능동적인 존재로 나타난다. 자연은 인간에게 직접적인 교훈을 설교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존재 방식 자체를 통해 삶의 의미를 보여준다. 여기서 자연은 존재의 원리를 보여주는 하나의 현상학적 공간이다.
제1부의 문예사조적 성격을 말한다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현대적 서정주의와 낭만주의적 자연관의 결합이다. 낭만주의가 산업사회와 이성 중심의 세계에서 잃어버린 인간의 내면과 자연의 신성성을 회복하려 했다면, 이 작품 역시 속도와 성과 중심의 현대적 삶에서 인간이 잃어버린 감각과 마음의 시간을 회복하려 한다. 특히 「봄의 향연」에서의 시적 태도는 이러한 세계관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겨우내 굳어 있던
마음의 문틈 사이로
연둣빛 바람이 먼저 들어왔다
얼어 있던 시간의 강가에
작은 풀꽃 하나
조심스레 이름을 밝히고
햇살은 금빛 술잔처럼
들판 위에 넘쳐
세상의 침묵을 깨운다
나무들은 오래 참아온
속마음을 잎으로 풀어내고
바람은 꽃의 향기를
천천히 나누어 준다
오늘
봄은 잔치를 열고
세상의 모든 생명을 초대했다
나는 그 초대장 한 장을
가슴에 품고
다시 살아갈 이유를
조용히 읽는다.
― 봄의 향연
1부 「봄이 오는 길」은 봄이라는 존재 방식을 배우는 시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봄은 단순히 따뜻한 계절이 아니다. 겨울을 통과하고도 다시 피어나는 힘이며, 아직 완전하지 않아도 먼저 희망하는 용기이고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때를 기다리는 지혜이며, 지나간 상처를 품은 채 다시 살아가는 능력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제1부는 제2부로 넘어갈 준비를 한다. 다시 살아갈 이유를 발견한 존재는 이제 다시 사랑하고 기억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2. 꽃은 계절을 기억한다 ― 피어나는 사랑과 기억의 시간
제2부 「꽃은 계절을 기억한다」는 제1부에서 회복된 생명의 감각이 사랑과 기억의 감정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제1부에서 봄이 ‘다시 살아가는 힘’이었다면, 제2부에서 꽃은 ‘마음에 남아 있는 시간’을 상징한다. 따라서 제1부와 제2부는 서로 분리된 두 개의 세계라기보다 하나의 연속된 흐름을 보여준다. 어둠을 통과한 존재가 다시 빛을 믿게 되고 그 빛 속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기억하게 되는 과정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꽃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장식적 소재가 아니다. 꽃은 인간의 마음과 시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하나의 존재 방식이다. 꽃은 피고 지지만 그 계절을 기억한다. 사람의 사랑 역시 만나고 헤어지고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번 피어난 마음은 그 사람이 지나간 시간 속에 흔적을 남긴다.
이러한 의미에서 제2부의 제목인 「꽃은 계절을 기억한다」는 매우 중요한 제목이다. 꽃은 기억할 수 없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시인은 꽃에게 기억의 능력을 부여한다. 이것은 자연을 인간화하는 단순한 의인법을 넘어선다. 꽃의 개화와 인간의 기억을 겹쳐 놓음으로써 시간은 지나가도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바람이 차가운데
꽃은 먼저 계절을 떠올린다
잊은 줄 알았던 햇살과
돌아오지 않을 시간까지
뿌리 깊은 곳에 숨겨 두었다가
아무 말 없이
제때가 되면
피어나는 일
그래서 꽃은
기다림을 말하지 않고
계절보다 먼저
기억으로 핀다
― 꽃은 계절을 먼저 기억한다
「그리움, 꽃잎을 열다」와 「꽃은 계절을 먼저 기억한다」에서는 이러한 시인의 사유가 2부의 철학으로 직접 드러난다. 꽃은 계절보다 먼저 기억한다. 아직 바람이 차가운데도 꽃은 이미 돌아올 계절을 알고 있다. 인간의 마음 역시 마찬가지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기억은 어느 순간 다시 피어난다. 기억은 현재의 의지보다 먼저 움직이며, 계절의 변화처럼 조용히 마음을 열어놓는다.
한준혁 시인은 봄은 단순한 시작이 아니며, 꽃 역시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다라는 말을 작품 전체에서 보여준다. 어둠을 통과한 존재가 다시 빛을 믿게 되고 빛을 믿게 된 존재가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며, 사랑했던 존재를 잃은 뒤에도 그 계절을 마음속에 간직한다. 그렇게 『너를 만나면 무지개가 뜬다』의 이야기는 봄에서 시작하지만, 단순히 봄에 머물지 않는다. 이렇게 한 사람의 내면 여행이 제1부와 제2부를 지나 제3부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3. 그리움이 머무는 자리 - 부재를 기억하는 마음
『너를 만나면 무지개가 뜬다』의 제3부 「그리움이 머무는 자리」는 앞선 제1부와 제2부에서 형성된 시적 세계를 보다 내밀한 인간의 감정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이는 부분이다.
제3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너’의 부재가 오히려 ‘너’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는 역설이다. 해바라기밭에 들어서면 꽃이 한 사람의 얼굴이 되고 벚꽃은 지나간 사랑의 계절을 되살린다. 사랑하는 대상은 눈앞에 존재하지 않지만, 자연의 풍경 속에서 끊임없이 되돌아온다. 따라서 이 부에서 자연은 부재한 존재를 호출하는 기억의 장치가 된다.
이러한 시적 세계는 낭만주의적 서정의 전통과 맞닿아 있다. 낭만주의가 현실에서 충족될 수 없는 감정을 자연과 상상력 속에서 확장했다면, 이 제3부 역시 현실에서 만나지 못하거나 말하지 못한 사랑을 자연의 풍경 속에 투사한다. 그러나 이 작품의 낭만성은 과도하게 비현실적인 세계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편지, 창가, 바다, 산길, 소풍, 별처럼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대상 속에 그리움을 스며들게 한다. 그 결과 낭만적 감정은 현실의 사물 속에서 기억을 발견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제3부에서 또한 주목해야 할 것은 편지의 모티프다. 「연애편지」와 「수신자 없는 편지」에서 편지는 사랑을 전달하는 도구인 동시에 전달되지 못한 마음의 형식이 된다. 또한 사랑은 때로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못하더라도 마음속에서 하나의 실재로 남는다. 이때 편지는 언어의 역설을 보여준다. 사랑은 말하고 싶지만 말할수록 오히려 훼손될 것 같고 그래서 편지를 쓰면서도 중요한 말을 남겨둔다. 「연애편지」에서 ‘보고 싶다’는 직접적인 말을 뒤로 미루고 상대의 웃음과 온도를 적는 방식은 사랑이 반드시 고백의 문장으로만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네 이름을 부르면
하얗던 벚꽃이 먼저 붉어진다
나는 그제야
내 마음이 늦게 피었다는 걸 안다
처음이라는 말도 꺼내기 전에
이미 뒤편으로 넘어가 버린 시간
바람이 한 번 스치자
너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흩어지고
나는 그 자리에 남아
끝내 부르지 못한 이름만 쥐고 있다
다시는 오지 않을 봄인데
해마다 같은 얼굴로 돌아오는 봄이라서
나는 자꾸
그 봄을 너로 착각한다.
― 그 봄을 너로 착각한다
3부의 그리움은 제2부의 낭만적 사랑보다 한층 성숙한 정조를 갖는다. 사랑을 붙잡지 않고 사랑이 사라지는 과정까지 받아들이는 마음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기억은 현재의 감정에 따라 과거를 다시 구성한다. ‘그 봄을 너로 착각한다’라는 표현은 이를 잘 드러낸다. 해마다 돌아오는 봄은 같지만, 화자에게 그 봄은 이미 특정한 사람과 결합되어 있다. 따라서 계절은 객관적이지 않고 개인의 기억에 의해 새롭게 의미화된 시간이 된다. 봄은 누구에게나 봄이지만, 사랑했던 사람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봄이 된다.
이처럼 제3부에서는 시간이 기억에 의해 개인화된다. 같은 바다도 누군가와 함께 본 사람에게는 다른 바다가 되고 같은 봄도 사랑했던 사람을 떠올리는 사람에게는 다른 봄이 된다. 자연은 보편적이지만 기억은 개별적이다. 시인은 이 둘을 겹쳐놓음으로써 개인의 감정을 보편적인 풍경으로 확장한다.
4. 사람이라는 이름, 관계와 기억으로 완성되는 인간의 시간
『너를 만나면 무지개가 뜬다』의 제4부 「사람이라는 이름」은 앞선 부에서 자연과 사랑, 그리움의 관계를 탐색하던 시적 시선을 인간의 구체적인 삶과 관계의 세계로 옮겨놓는다. 무엇보다 제4부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일상적 배경이다. 시인은 특별하고 극적인 사건을 통해 인간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된장 냄새, 보리밥, 김장, 차례상, 전화 한 통과 같은 일상적인 사물을 통해 인간의 삶을 복원한다.
「부뚜막」에서 이러한 생활의 미학은 가장 선명하게 나타난다. 부뚜막은 어머니의 손길과 가족의 허기, 말하지 못한 사랑과 하루의 온기가 축적되어 있다.
“부뚜막은
밥을 짓던 곳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으로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시인의 말 | 첫 시집을 내며
제1부 봄이 오는 길
해오름
수목원
풍경 소리
시냇물
물안개
봄이 오는 소리
봄보다 먼저 온 희망
봄의 첫 고백
꽃구경 가자
청보리밭
봄의 팝콘
봄의 향연
반딧불
무지개
봄을 기다리며
비가 내리면
제2부 꽃은 계절을 기억한다
홍매화의 시간
목련꽃
꽃
꽃처럼
꽃잔디
꽃과 나비
솜사탕 같은 봄날
햇살보다 붉은 장미
능소화
호박꽃
상사화相思花
들국화
단풍
낙화
그리움, 꽃잎을 열다
꽃은 계절을 먼저 기억한다
꽃들과 소풍
제3부 그리움이 머무는 자리
해바라기의 미소
연애편지
그대라는 꽃을 내 마음에 심다
그 봄을 너로 착각한다
오늘은 말할게요
쉿, 너만 알고 있어
보고 싶다는 말의 구조
수신자 없는 편지
강물에 쓰는 시
해운대 너에게
파도가 오래 기억한 얼굴
소풍
윤슬
부르지 못한 이름
별이 빛나는 밤
제4부 사람이라는 이름
부뚜막
학독의 저녁
친구
인연
김장
어머니
엄니가 오신다네요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설, 빈 의자
전화주시면 울 것 같아요
행복
꿈이 있어 행복합니다
성수동 거리
제5부 삶이라는 풍경
도시가 기대는 산
붕어섬
한 바퀴의 시간
해와 달 사이
삶의 흔적
난蘭
삶이 그런 거여
인생 파노라마
정년퇴직
겨울비
나는 자연인이다
제6부 견디며 피어나는 시간
무너지는 법을 배우지 못한 얼굴
겨울은 그날부터
침묵의 각도
비 내리는 호남선
저문 자리의 높이
허수아비
눈이 왔어요
석양
벗지 못한 갓
아프니까 청춘이다
오늘이 가장 좋은 날
해설
이지선 | 무지개 그 고운 빛깔, 시가 되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부가기호 03810: 독자 대상 교양 · 발행 형태 단행본 · 내용 분류 문학.
분량·판형: 172쪽 · 판형 130*210.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 부가기호 뜻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안내 기준
자연의 이미지와 인간의 내면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삶의 의미와 존재의 변화를 탐색하는 시집이다. 봄의 연둣빛 바람과 꽃, 계절의 순환을 매개로 얼어붙은 마음이 다시 열리고 상처와 그리움을 내면에 수용하면서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인간의 정신적 과정을 섬세하게 형상화한다. (한준혁 (지은이), 문학고을 펴냄)
문학고을에서 2026-09-18에 출간했습니다. ISBN 9791192635620.
한준혁 (지은이)입니다. 자세한 저자 소개는 출판사(문학고을) 제공 자료를 참고하세요.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ISBN 9791192635620으로 검색하면 정확한 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정가는 12,000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