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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필중이 ‘나만의 나’와 ‘나 아닌 나’ 사이의 ‘간(間)’을 탐구한 수상록이다. 일상의 사소함에서 AI와 망각, 상기의 문제까지 사유를 확장하며 “나는 지금 나를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출처: 알라딘 Open API 제공 도서 정보
『나와 나, 개별적 인간의 '간(間)'』— 강필중 수상록
이 책은 수상록(隨想錄)이되, 저자 스스로 '기록(奇錄)'이라 이름 붙인 기이한 기록이다. 하나의 주제로 곧장 나아가는 대신, 그때그때의 생각을 따라가며 흐름을 만들고, 그 흐름 속에서 반복은 반복이 아니라 변주가 된다. 발가락의 통증에서 시작해 오이디푸스의 휴브리스로, 하나은행 달력 속 나무토끼에서 불교의 무주상(無住相)으로, 우울증 환자와 AI의 마지막 대화에서 워즈워스와 메리 셸리의 시구로 — 사유는 일상의 사소함과 존재의 심연 사이를 거침없이 오간다.
책의 중심에는 저자가 '간(間)'이라 부르는 것이 있다. 나와 나 사이, '나만의 나'와 '나 아닌 나' 사이의 그 틈. 저자는 이 '간'이 인간에게 본래 있으나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 도리어 잊히기 쉬운 것이라 말한다. 잊혔다고 없는 것이 아니라, 잊힌 줄도 모르게 잊혀 있을 뿐 — 그러므로 문제는 언제나 상기(想起)다. 망각을 자각하는 일, 그림자를 그림자로 아는 일.
이 사유가 날카롭게 벼려지는 지점은 인공지능과의 대면이다. 저자는 AI를 단죄하지도, 예찬하지도 않는다. 다만 자아라 할 것이 원천적으로 없는 존재 앞에서, 인간만이 지닌 '있음' — 망각하고 다시 상기할 수 있는 능력 — 을 되비춰 본다. AI가 인간보다 더 인간 같아질수록 도리어 선명해지는 것은, 인간의 '간'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유일한 근거라는 사실이다.
루이즈 글뤽의 담담한 문체, 에밀리 디킨슨의 풀잎, 파울 클레의 화살표, 피천득이 사랑한 와카야마 보쿠스이의 백조가 이 사유의 길목마다 말없이 동행한다. 기록(奇錄)과 보록(補錄)을 지나 마지막에 이르는 '풀잎', '자연', '망각' 세 편의 짧은 산문은, 자기라는 것을 여읜 존재들 앞에서 저자가 다다른 잠정적 고요를 담는다.
정답을 주는 책이 아니라, 질문을 다시 벼리는 책이다. 나는 지금 나를 살고 있는가, 아니면 나만의 나에 갇힌 배역을 연기하고 있을 뿐인가 — 이 물음 앞에 자신을 세워보고 싶은 독자에게 이 수상록을 권한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망각을 살아내는 문장들 — 강필중 『나와 나, 개별적 인간의 '간(間)'』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갈하게 정리된 사유를 받아쓰는 일이 아니라, 사유가 만들어지는 현장에 동행하는 일에 가깝다. 저자는 스스로 이 글을 '수상록이되 기록(奇錄)'이라 규정한다. 실제로 이 책은 처음부터 목적지를 정해두고 걷지 않는다. 발가락에 박힌 가시 같은 통증, 은행 달력 속 나무토끼,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가수의 몸짓 — 그 자잘한 것들이 불쑥 등장해 오이디푸스의 휴브리스나 불가의 무주상(無住相) 같은 무거운 사유로 이어진다. 이 낙차와 비약이야말로 이 책의 문체이자 방법론이다. 정돈된 논증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초반에 당혹스러울 수 있으나, 그 당혹감 자체가 저자가 의도한 '기이함'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읽기의 리듬이 열린다.
책의 척추를 이루는 개념은 '간(間)'이다. 나와 나 사이, '나만의 나'와 '나 아닌 나' 사이에 원래 있어야 할 그 틈을, 저자는 인간이 가장 쉽게 잃어버리는 것으로 짚어낸다. 흥미로운 것은 이 상실을 도덕적 훈계로 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에게 망각은 죄가 아니라 조건이다. 문제는 망각했다는 사실조차 망각하는 것 — "망각의 망각" — 이며, 구원은 그 망각을 알아차리는 데서, 오직 상기(想起)에서 온다. 이런 태도는 자기계발서식 각성의 촉구와도, 종교적 참회록의 절박함과도 결이 다르다. 오히려 자성(自省)과 '간'의 자각을 구분해내는 대목에서 드러나듯, 이 책은 반성의 윤리학이 아니라 존재론에 가깝다.
이 존재론이 가장 날카롭게 시험대에 오르는 곳은 인공지능을 다루는 대목들이다. 저자는 AI를 위협이나 구원으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자아랄 것이 애초에 없는 존재 — 그래서 무아(無我)조차 될 수 없는 존재 — 앞에 인간을 세워두고, 인간에게만 있는 '있음', 곧 망각하고 다시 상기할 수 있는 능력을 거꾸로 비추어 본다. 우울증을 앓던 이가 AI와의 대화 끝에 세상을 등졌다는 삽화를 다루는 대목은 이 책에서 가장 서늘한 부분인데, 저자는 이를 고발이 아니라 질문으로 남겨둔다 —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을 놓았던 그 심리의 밑바닥에 무엇이 있었는가.
문체 면에서는 루이즈 글뤽, 월리스 스티븐즈, 에밀리 디킨슨, 윌리엄 워즈워스 같은 시인들이 곳곳에서 말없이 소환되며, 저자 자신의 문장 또한 행갈이와 반복, 음의 유사성(눅눅하다/누추하다, 감탄/감탄甘呑)을 이용한 언어유희로 시에 근접해간다. 산문과 시의 경계를 흐리는 이런 시도는 이 책을 읽기 어렵게 만드는 동시에,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고유한 질감을 남긴다. 다만 이 밀도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한 문단 안에서 여러 개념(불교 용어, 서구 시인, 시사적 소재)이 동시에 회전하는 대목들은 집중력을 요구하며, 완결된 논지보다 사유의 궤적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독자에게 더 큰 보답을 준다.
책의 말미, '풀잎'·'자연'·'망각' 세 편의 짧은 산문에 이르러 이 모든 격렬한 사유는 뜻밖의 고요에 가닿는다. 자기라는 짐을 내려놓은 존재들 — 풀잎, 백조, 안개 — 앞에서 저자는 결론이 아니라 여백을 남긴다. 이 여백이야말로 이 책이 끝내 하고 싶었던 말일 것이다. 정답을 주는 대신 스스로 '나와 나 사이'를 들여다보게 만드는, 드물게 정직하고 드물게 까다로운 수상록이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부가기호 03810: 독자 대상 교양 · 발행 형태 단행본 · 내용 분류 문학.
분량·판형: 98쪽 · 판형 128*205.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 부가기호 뜻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안내 기준
강필중이 ‘나만의 나’와 ‘나 아닌 나’ 사이의 ‘간(間)’을 탐구한 수상록이다. 일상의 사소함에서 AI와 망각, 상기의 문제까지 사유를 확장하며 “나는 지금 나를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강필중 (지은이), 반달뜨는꽃섬 펴냄)
반달뜨는꽃섬에서 2026-09-30에 출간했습니다. ISBN 9791191604764.
강필중 (지은이)입니다. 자세한 저자 소개는 출판사(반달뜨는꽃섬) 제공 자료를 참고하세요.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ISBN 9791191604764으로 검색하면 정확한 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정가는 15,000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