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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보름 동안의 공백을 메우려
산악회에서 섬 산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1박 2일 동안 같은 방을 쓰며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던 회원이 있었다. 그런데 다음 모임에서 나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반갑게 인사하는 얼굴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고, 끝내 누구인지 떠올리지 못했다. 그 순간부터 나는 예의 없고 이상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뒤늦게 그 이야기가 내 귀에 들어왔을 때, 나는 답답함과 당혹감에 휩싸였다.
“누구지? 누굴까? 정말 짐작이 안 되는데….”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도 얼굴과 시간이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이야기는 남편을 통해 해명이 되었고 오해는 어느 정도 풀렸지만, 한 번 생긴 서먹함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때 처음으로 나는, 내 안에서 무언가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 나는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졌다. 그리고 15일 만에 눈을 떴다. 의식 없이 흘러간 그 시간은 내 인생에 커다란 공백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비어 있던 것은 시간만이 아니었다. 그 후 기억은 자꾸 희미해졌고 몸의 움직임도 예전 같지 않았다. 남들 눈에는 이전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내가 느끼는 상실감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나 자신에게서 조금씩 멀어지는 것 같아 두려웠다.
한동안 우울감 속에 머물렀다. 그러던 중 우연히 청주시 ‘1인 1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그때 마음속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밖으로 나가자. 다시 나를 찾아보자.’
가만히 있다가는 정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 것만 같았다. 흩어지는 기억을 붙잡고 싶었다. 그래서 일상에서 보고 느끼는 것들을 하나씩 기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기록을 시작하자 평범한 하루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무심히 지나치던 계절의 빛깔, 길가에 핀 작은 꽃, 사람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새삼 마음에 들어왔다. 세상이 아직 아름답다는 사실을 다시 배우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 나 자신도 조금씩 살아났다. 시낭송과 봉사활동에 다시 마음을 쏟게 되었고, 남편과 함께하는 줍깅 시간도 더 소중해졌다. 우리는 길 위의 쓰레기만 줍는 것이 아니었다. 지나치기 쉬운 풍경과 마음, 보이지 않는 소중함까지 함께 주워 담고 있었다.
이 책은 그런 일상의 기록이다. 놓치고 싶지 않아서,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서, 무엇보다 나 자신을 끝까지 붙잡고 싶어서 기록한 책이다. 그 공백을 다 메울 수는 없겠지만, 잃어버린 나를 조금씩 찾아가는 마음으로 이 책을 엮는다.
서툰 생각에 공감해 주시고 한 권의 책으로 엮일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해 주신 1인1책 오창호수도서관 문우들과 강현자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또한 소중한 기록의 기회를 마련해 주신 청주시 1인1책 만들기 사업에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명옥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정보(출판사 제출)
목차
1부 어디다 버릴까
연잎
보약일까 독일까
어디다 버릴까
연등
욕심
새
칭찬
조화
옹이
세월1
나뭇잎 신호등
2부 사랑초
내 얼굴
저녁 노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손
가훈
사랑초
다림질
엄마의 마지막 선물
엄마꽃
부고
뿌리
3부 쓰레기꽃
줍깅
꿩 먹고 알 먹고
쓰레기꽃
티끌 모아 태산
본보기
쓰레기통
윙윙윙
계란 껍질
다람쥐
담배꽁초
검은 양심
너도 좋고 나도 좋고
4부 사탕 손님
스무 살
웃고 살자
나의 지적질
더 예쁘시네요
수선집 풍경
아기가 되었대요
왕대추
반찬 봉사
자원봉사 한마음 대회
손길 한 줌에 마음 한바구니
볼라드
우리말
사탕손님
5부 낙화
속았어요
봄볕이 따뜻해서
양지와 음지
봄
선물
세상 구경
낙화
소금꽃
매미
아직도 마음은
햇볕
담쟁이
입추
6부 아카시아 향기
억새와 갈대
인연
시작
첫공연
공연
아끼다 똥 된대요
기억
아카시아 향기
세월2
글쓰기 재미있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부가기호 03810: 독자 대상 교양 · 발행 형태 단행본 · 내용 분류 문학.
분량·판형: 132쪽 · 판형 148*210.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 부가기호 뜻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안내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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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옥 / (도서출판)직지. 출간 후 상세 정보가 갱신됩니다.
종이책으로 출간 예정입니다. 분량은 132쪽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기준이며, 별도 판형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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