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작품과 정신 세계』는 2026-10-17 출간 예정입니다. 출간되면 서점 판매 링크와 함께 이메일로 한 번 알려드립니다.
『데미안』의 싱클레어, 『싯다르타』의 싯다르타, 『황야의 이리』의 하리 할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의 골드문트, 그리고 『유리알 유희』의 크네히트는 예외 없이 이 거대한 질문 앞에 선다.
인간은 어떻게 자기 자신이 되는가?
헤세의 인물들은 결코 곧고 평탄한 길을 걷지 않는다. 그들은 안온한 집을 떠나고, 정통한 스승을 등지며, 친숙한 관계와 이별하고, 스스로 신봉했던 세계의 당위를 의심한다. 때로는 헤매고 방황하다 자기 자신에게서 더 멀어지기도 한다. 어렵게 얻은 명성과 가치를 스스로 내던지기도 하고, 평생 자신을 지탱해 온 관념이 더 이상 삶을 지탱해 주지 못한다는 서늘한 진실을 목도하기도 한다. 헤세에게 성장은 더 많은 성취와 지식을 쌓아 완전해지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라 믿었던 견고한 껍질들이 하나씩 깨어지고 흔들리는 파편 속에서, 아직 살아 보지 못한 참된 자아를 만나러 가는 뼈아픈 과정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두 개의 세계는, 삶의 초입에서는 어느 하나만이 정답이고 다른 하나는 단죄하여 버려야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긴 방황 끝에 헤세의 인물들이 도달하는 곳은 어느 한쪽이 아니다. 자신이 부정하고 두려워하고 열등하다고 치부하며 밀어냈던 그 모든 그림자까지도 결국 자신의 온전한 세계 안에 속해 있음을 인정하는, 수용의 순간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헤세의 문학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과 깊이 겹쳐진다.
현대인은 헤세가 살았던 시대와는 비할 바 없이 넓은 선택의 자유를 누린다. 직업을 바꾸고, 관계를 새로 짜고, 수많은 삶의 양식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 그러나 선택지가 늘었다고 해서 스스로를 아는 일이 한결 수월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너무 많은 역할과 겹겹의 이미지가 범람하는 가운데 자아를 잃어버린다. 사회와 가족이 기대하는 나, 직업적 소명이 요구하는 나, 타인의 인정을 얻으려고 관리하는 나. 그런데 홀로 남겨졌을 때 마주하는 또 하나의 ‘나’는 종종 이 모든 나와 어긋난다. 그래서 무엇이 진정한 ‘나’인가를 물을 때, 우리는 쉽게 답하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헤세의 문학은 거대한 내면의 순례기다. 그러나 그 순례의 목적지는 결코 바깥에 있지 않다. 사람이 길을 잃는 까닭은 단지 답이 없어서만은 아닌 듯하다. 이미 손에 쥔 낡은 답이 지금의 삶과 불협화음을 내는데도 그것을 놓지 못하는 집착 때문에 길을 잃기도 한다. 참된 성장에는 새로운 가치를 얻는 일만큼이나, 더 이상 나를 설명해 주지 못하는 오래 굳은 자아의 틀을 과감히 허무는 작업이 필요하다. 헤세의 인물들이 끊임없이 길을 떠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세상을 등지려고 떠나는 것이 아니다. 더 이상 자신을 담아내지 못하는 좁은 세계에서 벗어나려고 떠나는 것이다.
헤세의 소설은 달콤한 위로만 건네지 않는다. 오히려 깊은 불편함을 안긴다. 지금까지 절대적이라 믿었던 가치를 의심하게 하고, 내가 혐오했던 타인의 모습에서 은밀한 내 그림자를 발견하게 하며, 성공이라 믿었던 안정이 도리어 내 삶을 가두는 감옥일 수 있음을 고발한다. 그러나 바로 그 불편함이야말로 치유를 부르는 종소리일지도 모른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정보(출판사 제출)
제1부 · 헤세라는 사람 — 한 영혼의 지형도
· 부(部)에 들어가며
· 제1장 · 칼프의 소년, 경건주의라는 첫 번째 알
· 제2장 · 마울브론 탈주 — 제도와 충돌한 최초의 자아
· 제3장 · 열다섯 살의 어둠 — 붕괴는 어떻게 통과의례가 되는가
· 제4장 · 서점 점원에서 시인으로 — 노동과 언어의 수련
· 제5장 · 『페터 카멘친트』 —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첫 시도
· 제6장 · 가정과 예술 사이 — 『로스할데』로 이어진 균열
· 제7장 · 전쟁과 집단자아의 붕괴 — 1914년의 헤세
· 제8장 · 융과 랑 박사 — 분석심리학을 만난 자리
· 제9장 · 몬타뇰라의 은둔 — 정원과 수채화라는 수행
· 제10장 · 인도와 중국 — 헤세가 동양에서 실제로 가져온 것
· 제11장 · 노벨문학상 이후 — 명성이라는 새로운 페르소나
· 제12장 · 한 인간의 체(體)와 용(用) — 헤세의 기질을 점성으로 읽다
· 제1부를 닫으며
제2부 · 『데미안』, 알을 깨는 의식
· 부(部)에 들어가며
· 제1장 · 두 세계 — 의식의 최초 분열
· 제2장 · 크로머 — 악인이기 이전에 그림자의 문지기
· 제3장 · 거짓말이라는 첫 번째 카르마
· 제4장 · 데미안은 누구인가 — 외부의 스승인가 내면의 상위자아인가
· 제5장 · 카인의 표식 — 저주가 아니라 다름을 감당하는 힘
· 제6장 · 피스토리우스 — 중간 스승의 쓸모와 한계
· 제7장 · 알을 깨고 나오는 새 — 자아 우주의 붕괴
· 제8장 · 그러나 모든 알을 깨야 하는 것은 아니다
· 제9장 · 아브락사스 — 선악을 넘어선 전체성의 상징
· 제10장 · 그림자는 제거가 아니라 배치의 문제다
· 제11장 · 베아트리체 — 아니마(anima)의 첫 얼굴
· 제12장 · 에바 부인 — 위대한 어머니와 여성적 전체성
· 제13장 · 텔레파시와 예감 — 『데미안』의 오컬트 장면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제14장 · 체용론(體用論)으로 읽는 싱클레어 — 체는 그대로, 용이 바뀐다
· 제15장 · 전쟁 — 집단자아의 알이 깨지는 순간
· 제16장 · 가장 위험한 오독 — 선택받은 자 콤플렉스
· 제17장 · 보병궁 시대의 『데미안』 — 데미안은 결국 사라져야 한다
· 제2부를 닫으며
제3부 · 『싯다르타』, 강이 되는 의식
· 부(部)에 들어가며
· 제1장 · 왜 이미 훌륭한 삶을 떠나는가
· 제2장 · 사문(沙門) 수행 — 자아를 없애려는 첫 번째 시도
· 제3장 · 고타마를 만나고도 떠나는 이유
· 제4장 · 진리는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깨어나는 것이다
· 제5장 · 고빈다 — 따라가는 자의 카르마
· 제6장 · 카말라 — 욕망은 적이 아니라 배워야 할 언어다
· 제7장 · 카마스와미 — 돈과 물질세계라는 수행처
· 제8장 · 세속이 지옥이 되는 지점 — 윤회(輪廻)의 심리학
· 제9장 · 강가의 옴(唵) — 영적 죽음과 자아의 붕괴
· 제10장 · 강 — 가장 위대한 스승
· 제11장 · 강의 시간론 — 과거·현재·미래는 어떻게 한자리에 있는가
· 제12장 · 바주데바 — 듣는 사람의 힘
· 제13장 · 아들 — 집착은 사랑의 얼굴을 쓰고 온다
· 제14장 · 상처는 성숙해야 낫는다 — 힐링의 시간론
· 제15장 · 돌 하나 속의 모든 것 — 만물조응(萬物照應)
· 제16장 · 보병궁 시대의 스승은 강과 같아야 한다
· 제3부를 닫으며
제4부 · 『황야의 이리』, 다중자아와 마법극장
· 부(部)에 들어가며
· 제1장 · 하리 할러는 왜 무너지는가 — 중년이라는 붕괴점
· 제2장 · 황야의 이리는 그림자인가
· 제3장 · 두 개로 나눈 것이 문제였다 — 이분법의 함정
· 제4장 · 페르소나 — 교양인 하리라는 가면
· 제5장 · 「황야의 이리에 관한 논고」 — 자기 자신에 대한 설명서
· 제6장 · 자살이라는 유예 — 죽음 관념의 심리적 기능
· 제7장 · 헤르미네 — 잃어버린 자아의 안내자
· 제8장 · 춤 — 몸으로 내려오는 수행
· 제9장 · 파블로 — 무시당한 지혜의 얼굴
· 제10장 · 마법극장 — 인간 내면의 진짜 오컬트 공간
· 제11장 · 마법극장의 방들 — 평행자아의 가능성
· 제12장 · 살인 장면 — 사랑과 소유의 그림자
· 제13장 · 모차르트 — 초월적 유머의 스승
· 제14장 · 보병궁 시대의 유머 — 가장 높은 치유 기술
· 제15장 · 체용론(體用論)으로 보는 다중자아 — 하나의 체, 수많은 용
· 제16장 · 차크라(chakra)로 본 하리의 불균형
· 제17장 · 고독과 연결 — 공동체는 개인을 삼키지 않아야 한다
· 제18장 · 늑대를 죽이지 말고 함께 걷는다 — 상담 현장의 교훈
· 제4부를 닫으며
제5부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지혜와 사랑의 두 강
· 부(部)에 들어가며
· 제1장 · 두 사람이면서 한 사람이다
· 제2장 · 마리아브론 수도원 — 정신의 성채
· 제3장 · 골드문트는 왜 떠나야 했는가
· 제4장 · 잃어버린 어머니 — 원형(原型)으로서의 모성
· 제5장 · 여성들 — 골드문트가 만난 것은 누구인가
· 제6장 · 사랑과 집착은 어떻게 다른가
· 제7장 · 방랑은 수행인가 도피인가
· 제8장 · 죽음 — 골드문트의 가장 중요한 스승
· 제9장 · 어머니와 죽음은 왜 하나로 만나는가
· 제10장 · 예술 — 카르마를 형상으로 바꾸는 행위
· 제11장 · 예술가는 중간세계에 산다
· 제12장 · 지식과 지혜는 다르다 — 나르치스의 한계
· 제13장 · 나르치스형 인간의 그림자
· 제14장 · 골드문트형 인간의 그림자
· 제15장 · 체용(體用)으로 읽는 『지와 사랑』
· 제16장 · 정신과 육체의 오래된 전쟁을 끝내는 법
· 제5부를 닫으며
제6부 · 『유리알 유희』, 관념망과 하화중생
· 부(部)에 들어가며
· 제1장 · 카스탈리엔은 무엇을 상징하는가
· 제2장 · 유리알 유희는 하나의 관념망(觀念網)이다
· 제3장 · 그러나 연결은 아무렇게나 해서는 안 된다
· 제4장 · 요제프 크네히트 — 이름이 이미 말하고 있는 것
· 제5장 · 음악명인 — 침묵으로 가르치는 스승
· 제6장 · 지식은 왜 놀이가 되어야 하는가
· 제7장 · 유희명인의 자리 — 정점에서 시작되는 균열
· 제8장 · 정신적 엘리트주의의 그림자
· 제9장 · 플리니오 데시뇨리 — 정신과 현실의 대화
· 제10장 · 야코부스 신부 — 역사를 모르는 정신의 위험
· 제11장 · 교육은 지식 전달이 아니라 의식의 독립을 돕는 일이다
· 제12장 · 크네히트가 산에서 내려오는 이유 — 하화중생(下化衆生)
· 제13장 · 세 편의 이력서 — 윤회(輪廻)라는 문학적 장치
· 제14장 · 지식이 자기목적이 될 때 — 오컬트 공부의 가장 큰 함정
· 제15장 · 티토와 호수 — 크네히트의 죽음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제6부를 닫으며
제7부 · 헤세의 나머지 얼굴들
· 부(部)에 들어가며
· 제1장 · 『수레바퀴 아래서』 — 한스 기벤라트, 부서진 아이의 카르마
· 제2장 · 교육이라는 수레바퀴 — 제도가 만드는 그림자
· 제3장 · 『페터 카멘친트』 — 자연으로의 첫 귀환
· 제4장 · 『크눌프』 — 아무것도 이루지 않은 삶의 존엄
· 제5장 · 방랑자 원형 — 사회가 감당하지 못하는 자유
· 제6장 · 『로스할데』 — 예술과 가정은 양립할 수 있는가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부가기호 03180: 독자 대상 교양 · 발행 형태 단행본 · 내용 분류 철학.
분량·판형: 421쪽 · 판형 176*248.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 부가기호 뜻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안내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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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턴드래곤에서 2026-10-17 출간 예정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기준). ISBN 9791122119718.
임지혜 / 이스턴드래곤. 출간 후 상세 정보가 갱신됩니다.
종이책으로 출간 예정입니다. 분량은 421쪽입니다. 정가는 30,000원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기준이며, 별도 판형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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