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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산골의 십 리 흙길에서 부산의 신발 공장으로, 종로 인쇄 골목의 틀린 글자에서 수천 세대의 열쇠 서른일곱 개로. 돌보는 쪽에만 서 있던 한 여자가 어느 새벽 사무실 바닥에 앉아 단 하루만 아무도 없는 데서 숨을 쉬고 싶다고 울던 날, 오빠가 말했다. "우리, 아무도 없는 데 집 하나 사자."
강원도 골짜기의 마른 땅에서 두 사람은 씨감자를 잘랐다. 오빠는 제 이름을 건 인쇄소를 연 지 두 해 만에 떠났고, 그 땅은 여덟 집으로 나뉘어 이웃이 되었다. 오십 년 뒤 그 뜰에 스물아홉 청년이 찾아온다. "몇 번 오면 됩니까." 여자가 한 말은 하나였다. "돌이 많아요."
『마른 땅의 정원』은 세 살에 남의 밭으로 옮겨 심어진 한 아이가 자기 땅에 뿌리내리기까지 오십 년을 따라가는 장편소설이다. 출석부에 적힌 다른 성, 낮의 공장과 밤의 교실, 세무사 사무실의 얇은 월급봉투, 안방에서 밤새 돌아가던 투석기, 새벽 두 시의 식탁, 천 개의 문을 지키던 열쇠, 서른다섯에 앉은 삼백 명 강의실, 새벽 네 시의 운전과 초록불 앞에서 움직이지 않던 몸. 소설은 그 모든 자리에서 누군가를 돌보느라 자기 몫을 뒤로 밀어 둔 사람의 몸과 손과 물건을 정확하게 기록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마침내 흙을 만지고, 돌을 고르고, 상처에 이름을 붙이고, 첫 문장을 쓰기까지를 보여 준다.
이 소설은 위로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마른 땅에서 돌을 골라내는 손, 재를 묻힌 씨감자 조각, 마루 밑에 두었던 종이 한 장 같은 것들을 내어 놓는다. 『정원이 나를 돌보기 시작했다』의 작가가 쓴 첫 소설이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정보(출판사 제출)
이 소설의 첫 문장은 "나는 세 살에 처음 옮겨 심어졌다"이다. 사람을 식물처럼 말하는 이 한 줄이 책 한 권을 끌고 간다. 옮겨 심어진 아이는 남의 밭에서 자라고, 흙이 없는 도시로 다시 옮겨지고, 남의 글자와 남의 숫자와 남의 문을 지키는 자리로 계속 옮겨진다. 그때마다 이 소설이 기록하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물건이다. 신문지 봉지, 깡통에 심은 박하, 납 활자, 삐삐, 서른일곱 개의 열쇠, 관제 모니터의 아홉 칸, 재를 묻힌 씨감자. 작가는 한 사람의 오십 년을 그 사람이 손에 쥐었던 것들로 셈한다.
이 책이 다른 회복의 이야기와 갈라지는 자리는 끝에 있다. 위로를 사러 골짜기에 온 청년에게 주인공은 위로를 팔지 않는다. "몇 번 오면 됩니까"라는 물음에 "돌이 많아요"라고만 답하고 삽을 건넨다. 다시 살아났다거나 치유되었다는 말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대신 상처에 정확한 이름을 붙이는 일, 돌을 골라내고 나서 그 돌로 담을 쌓는 일, 첫 문장을 쓰기까지 걸린 시간만이 있다.
돌보는 쪽에만 서 있다가 어느 날 초록불 앞에서 움직이지 못한 적이 있는 사람, 누군가를 오래 간병한 사람, 마흔을 넘겨 다시 책상 앞에 앉은 사람에게 이 소설은 자기 이야기처럼 읽힐 것이다. 『정원이 나를 돌보기 시작했다』에서 정원이 사람을 어떻게 돌보는지를 말했던 작가가, 이번에는 그 정원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이 어떤 마른 땅을 지나왔는지를 소설로 썼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프롤로그 — 위로를 사러 온 사람
제1부 여린 씨앗
제1장 십 리 흙길과 박하 향기
제2장 남의 밭이라는 수군거림
제3장 밤에 자라는 묘목
제2부 가시덤불
제1장 활자의 숲과 메마른 도시
제2장 투석기 소리와 신혼의 침묵
제3장 해산과 합격의 울음
제3부 돌을 고르던 날들
제1장 천 개의 문 뒤에서
제2장 불꽃과 퇴장
제3장 새벽 네 시의 질주, 그리고 탈진
제4부 정원으로 돌아오다
제1장 강원도 깊은 골, 바람의 처방전
제2장 씨감자
제3장 상처의 이름을 명명하다
제4장 첫 문장
에필로그 — 삽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출판사 제출)
부가기호 03810: 독자 대상 교양 · 발행 형태 단행본 · 내용 분류 문학.
분량·판형: 298쪽 · 판형 148*210.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 · 부가기호 뜻은 국립중앙도서관 ISBN 안내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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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치유 인문학연구소에서 2026-10-08 출간 예정으로 국립중앙도서관 ISBN 서지정보에 출간예정으로 등록됐던 도서입니다. 실제 출간·판매 여부는 서점에서 ISBN 9791122031515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해정 / 정원치유 인문학연구소. 출간 후 상세 정보가 갱신됩니다.
종이책으로 출간 예정입니다. 분량은 298쪽입니다. 정가는 18,900원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 등록 기준이며, 별도 판형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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